나발니 위중한데 러시아 검찰은 '극단주의 단체' 지정 시도, 미국 "나발니 죽으면 러시아 정부 책임"
[경향신문]
수감 중인 러시아의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생명이 위중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가 러시아 정부 압박에 나섰다. 미국은 “나발니가 감옥에서 사망한다면 러시아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유럽연합(EU)는 나발니의 건강 문제를 외무장관 회의 의제로 채택하며 러시아 정부에 “즉각 치료”를 요구했다.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 재단을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유투브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비리의혹을 폭로하고 대규모 거리 시위를 조직하며 ‘푸틴의 정적’으로 불리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던 비행기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나발니는 독일 베를린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는데, 독일 의료진과 정부는 나발니의 몸에서 구소련에서 사용한 독성물질인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이 배후로 의심받았으나 러시아 정부는 부인했다. 의식을 회복한 나발니는 지난 1월 자발적으로 러시아로 돌아갔고 공항에서 체포돼 구금됐다.
나발니의 변호인을 통해 그의 의료검진 기록을 입수한 의사노동조합측은 나발니가 언제라도 심부전을 일으켜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극물 후유증 등을 겪고 있는 나발니는 적절한 치료를 요구하며 3주째 단식파업을 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반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 CNN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나발니의 구금 중 발생한 일은 러시아 정부의 책임이고 국제사회가 나설 것이라고 러시아 정부 측에 전달했다”며 “수감 도중 나발니가 사망하게 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전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설리반의 발언을 전하며 백악관이 크렘린에 “경고했다”는 표현을 썼다.
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18일 성명을 내고 “나발니의 건강이 나빠졌다는 소식에 깊은 우려는 표하고, 러시아 정부가 즉시 나발니가 필요로 하는 의료진을 만나게 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EU는 19일 예정된 외무장관 화상회의에서 나발니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여러나라는 이미 나발니의 독극물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CNN은 18일 모스크바 검찰이 나발니가 운영하는 재단인 FBK를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나발니 세력이 자유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전복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나발니 재단은 해체될 수 있고, 소속 활동가들은 최대 10년까지 징역형이 처해질 수 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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