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추가 확보 스가 日 총리.."수급 이상 없다"던 文 대통령 이제야 "더 구해라" 지시

양범수 기자 2021. 4. 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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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7900만명분 백신 계약했지만 공급 차질 우려 나와

文대통령, 아직 FDA 승인 안 나온 노바백스 말하며

"백신 수급 불확실성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

추가확보 지시 해…외교부, 미·영·러 공관장에 "역할 해달라"

정의당 "대통령 직접 나서 특단의 대책 마련하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전화 통화를 하며 코로나19 백신얼 대량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낮은데, 스가 총리가 세계적인 백신 부족 속에서 화이자 백신을 추가 확보하자 문 대통령도 직접 추가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일본 정부에서 백신 접종 업무를 관장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은 18일 후지TV에 출연해 스가 총리가 불라 총리와 통화하고 백신 추가 공급에 실질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당초 화이자로부터 백신 72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고노 담당상은 구체적인 추가 공급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16세 이상은 커버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미루어 5000만명분을 추가 공급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 시점은 9월 말이라고 했다.

한국이 올해 내 공급받기로 계약한 백신은 총 7900만명분이다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을 확보했고, 개별 제약사 계약 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화이자 13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노바백스 2000만명분 등이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일부만 국내 도입돼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 논란으로 30~74세에 한정해 접종 가능하고,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얀센 백신은 미국에서 접종이 중단되는 등 접종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전 세계에서 사용승인을 얻은 국가가 없고, 5월 중 미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이 예상된다. 미국이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한 번 더 접종하는 '부스터 샷'을 추진하고 있어, 계약한 물량이 제때 도입이 가능할지 회의적인 관측도 나온다.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도 정부는 '11월 집단면역'이라는 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단언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 "6월부터 완제품이 출시되고, 3분기까지 2000만회분이 우리 국민들을 위해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빠른 접종을 위해 백신 물량 추가 확보에 행정적,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미 확보한 백신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신 추가 확보에 나섰다. 지난 15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백신 추가 확보를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도 지난 16일 범정부백신도입TF 국제협력지원반장을 맡고 있는 최종문 2차관 주재로 미국과 영국, 러시아, 벨기에 등 주요 백신 생산국 주재 공관장들과 화상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각 공관이 백신 도입을 위해 실질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부작용 우려가 적은 화이자 백신으로 전(全) 국민 접종을 위한 백신 물량을 구하고 있는 일본과 달리, 우리 정부는 어떤 백신을 확보하고 노력하는지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30세 미만에 사용하지 않기로 한 아스트레제네카 백신 중심의 접종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야당은 문 대통령이 백신 확보 전쟁에서 대처를 잘못했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김미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여당 원내대표, 질병청장에 이르기까지 백신 도입에 있어서 만큼은 무지하거나 안일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국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강조하다 지난해 9월에서야 해외 백신 확보를 주문하며 실기했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당 회의에서 "이대로라면 정부가 계획한 11월 집단면역 도달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 속도가 포함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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