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500조원 인프라 투자로 中 '희토류 무기화' 막을까

황원지 인턴기자 2021. 4. 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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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굴기'를 꺾을 수 있을까.

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2500조에 달하는 초대형 인프라 투자계획은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서 미국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2019년 희토류 수입량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했다.

미중갈등이 심해지며 미국과 EU등 서방국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경계해 자립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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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굴기’를 꺾을 수 있을까.

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2500조에 달하는 초대형 인프라 투자계획은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서 미국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58%를 차지하는 ‘희토류 최강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궁극적으로는 반도체 전쟁에서 이기겠다는 구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반도체와 공급망 회복에 관한 CEO 회의’에서 반도체 자립을 강조하며 실리콘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희토류는 17가지의 희소한 광물질을 지칭하는 용어다. 전자전이가 쉽고 안정적이라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석유화학, 스마트폰 등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소재라 ‘산업용 금’으로도 불린다.

전세계 매장량의 37%를 보유한 중국은 지난 2008~2018년 세계 수출 물량의 42.3%를 책임질 정도로 ‘희토류 강대국’이다. 중국 정부가 1950년대부터 희토류 산업을 국가핵심자원으로 관리하며 키워온 덕분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2019년 희토류 수입량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했다.

미중갈등이 심해지며 미국과 EU등 서방국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경계해 자립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2009년 자국 내 수요가 늘었다는 이유로 희토류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수출량을 줄여 세계 시장에 타격을 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반도체, 배터리, 브로드밴드는 모두 인프라 산업"이라며 "핵심분야에서 다시는 다른나라의 자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게 미국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같은 미국의 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18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전략적 국제연구센터의 에너지안보 및 기후변화 프로그램의 선임 연구원 제인 나카노는 미국의 희토류 생산망 재건과 관련해 "미국은 (희토류 생산) 경험이 있다"며 "전체 공급망 재건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현재는 중국이 희토류 생산의 절반 이상인 58%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희토류 강국이지만, 1980년대에만 해도 희토류 시장의 강자는 미국이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 미국의 희토류 수급은 자국내 생산만으로 충족이 가능했다. 하지만 희토류가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지 않아 경제성이 약한데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채산성이 떨어져 산업이 퇴락했다. 환경규제와 인건비 등이 싼 중국이 정책적으로 희토류 생산을 장려한 탓도 컸다.

미국은 과거 닦아놓은 공급망을 기반으로 미국내 희토류 공급망을 재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CNBC는 이를 주도할 대표적 기업으로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MP 머터리얼즈’를 꼽았다.

MP 머터리얼즈는 2015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가, 미중무역전쟁이 촉발됐던 2017년부터 생산을 재개한 미국내 최대 희토류 생산기업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MP 머터리얼즈가 소유한 마운틴패스 광산에서는 세계 최고 품질의 희토류가 생산된다. 다만 희토류를 분리 및 처리하는 가공공장이 미국 내에 없어 생산량을 전량 중국으로 수출한 후 가공받아 재수입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때부터 MP에 자금을 지원해 미국 내에 희토류 가공공장을 세우려 하고 있다.

MP 머터리얼즈 측은 내년까지 "미국 전체 희토류 공급망을 복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리얀 코벳 CFO는 "예상보다 일의 진척 속도가 빠르다"며 "우리는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라이나스도 중국 희토류 굴기에 대한 대항마로 꼽힌다. 말레이시아에서 희토류 처리시설을 운영하는 호주의 라이나스는 최근 미국 펜타곤으로부터 3040만달러(약 380억원)의 자금을 받아 텍사스주에 희토류 처리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라이나스 대변인은 이번 시설 건립이 공급망 재건을 위한 "필수 기반(essential foundation)"이라고 평가하며 중국외 생산망 다변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다만 CNBC는 MP 머터리얼즈와 라이나스의 국내 공급망 확대 노력이 환경규제 등으로 인해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몇년간 라이나스는 농축 과정의 일부로 생산되는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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