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안 받아서"..전 여자친구 집 문 부수고 불 지른 60대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여자친구의 집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김현덕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 방화와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A씨(60·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9일 오전 10시39분쯤 헤어진 여자친구 B씨의 집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6개월간 동거하다 헤어진 사이로, B씨를 잊지 못한 A씨는 만나자고 계속 연락했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사건 당일 B씨의 집 현관문을 부순 뒤 안으로 들어가 불을 질렀다. 만취 상태였던 A씨는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현장 CCTV(폐쇄회로)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병원에서 도주했다가 10일 만에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담뱃불로 인해 불이 난 것 같다"고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화재 감식 결과서와 현장 사진,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A씨가 B씨의 집에 고의로 불을 질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재물을 손괴해 경찰에 신고가 된 사실이 있음에도 같은 날 저녁에 주거지를 찾아가 불을 질렀다"며 "피고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담뱃불로 인한 실화의 가능성을 주장하며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화재가 진압돼 큰 재산상 피해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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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ykim111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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