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의 미·일 정상회담은 조공외교"
[경향신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사진)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조공외교”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총리를 지냈던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16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올린 트윗 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목적은 미·일 동맹 강화라고 하는데, 조공외교가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적대시하고 있는 것은 중국으로, 미국은 중국에 닿는 미사일을 배치하려 하고 있다”며 “오키나와 등에 미사일 배치를 받아들이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 측 요구에 따라 중국 견제에 집중된 이번 회담으로 일본이 미·중 갈등에 휘말릴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는 18일에도 ‘20분 햄버거 오찬’을 비꼬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초면인데 ‘조’(바이든 대통령), ‘요시’(스가 총리)라고 친근하게 부르는 연출은 외무성의 잔꾀이겠지만 (스가 총리가) 서툴러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멋쩍어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고 조롱했다. 이어 만찬을 거절당하고 햄버거 정상회담을 한 것을 두고 “외무성에 자존심이 없다” “(스가 총리가) 가련했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스가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지지를 받고 싶었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개최에 대한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스가 총리가 공동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올림픽 개최는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도 못한 사실을 지적하며 “그것이 세계의 목소리다. 스가 총리”라고 말했다.
2009년 민주당 소속으로 집권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친아시아적 스탠스를 취하며 일본식 ‘자주외교’를 표방했다. 그는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두고 미국과 갈등했고, 정치자금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결국 취임 9개월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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