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법안 초당적 합의.. 트럼프 변수로?

국기연 2021. 4. 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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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방지법안 추진에 초당적으로 합의했으나 법안 조문 작성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러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법안 조항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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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트럼프, 팬데믹 대처하면서 아시아계 증오 조장"
공화 "증오범죄와 코로나19 직접 연계하는 것은 이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상원이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방지법안 추진에 초당적으로 합의했으나 법안 조문 작성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러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법안 조항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트럼프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직접 연계하는 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측 간의 입장 차이로 이 법안 조문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상원은 지난 14일 합법적인 의사 진행 방해 수단인 필리버스터를 건너뛰고 곧바로 법안 토론에 들어가기로 했다. 당시 토론 생략을 위한 표결에서 찬성 92, 반대 6표가 나왔다. 미 의회에는 민주당의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하와이)과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 (뉴욕)이 각각 상·하원에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막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었다.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코네티컷)도 별도의 증오 방지법안을 발의했다. 미 의회는 이들 법안을 병합해 단일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법안 발의자인 히로노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조장한 것을 포함해 인종 차별적인 언행을 한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더 힐이 전했다. 아시아계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민주, 일리노이)은 ”트럼프가 반복해서 바이러스 문제에 인종주의적으로 접근함에 따라 아시아계를 비난하는 말과 행동이 급증했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온건파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은 “증오범죄와 코로나19를 직접 연계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반박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법안 문구를 순화하지 않으면 이 법안 처리에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더 힐이 전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드러내놓고 증오범죄 방지법안 추진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론이 제기되면 그가 강력히 반발할 것이라는 게 공화당 의원들의 판단이다. 공화당은 법안에 증오범죄에 관해 개괄적으로 언급한 내용을 담자고 맞서고 있다. 특히 이 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테드 크루즈(공화, 텍사스) 상원의원은 이 법안에 중국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토미 튜버빌 상원의원(공화, 앨라배마)은 “이 법안이 트럼프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에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막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한 메이지 히로노 미국 상원의원. 사진은 히라노 상원의원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는 이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받아들여 논의를 계속할 것이고,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사법 당국의 신속한 증오범죄 대응 의무화, 증오범죄 피해자의 온라인 신고 시스템 구축, 증오범죄를 막기 위한 교육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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