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대위원들, 합당 추진 제동..주호영 "무리하지 않겠다"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주호영 성토 쏟아져
"시도당위원장 거의 의원..원외 의견 들어야"
"구성원 의견 수렴 안 됐는데 주호영 독단적"
주호영 "무리해서 합당 진행할 일은 없을 것"
향후 당원들 추가 의견 수렴 절차 진행될 듯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안경을 치켜 올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당원 의견 수렴 문제를 두고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19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당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합당을 추진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주 대행은 비공개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에게 "무리하지 않고 향후 추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당의 통합과 합당 문제는 시대적 요구, 당원의 명령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진행될 사안이지 특정 정치인이 일방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 사안이 돼서는 안 된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합당 논의를 주도하는 주 대행을 사실상 공개 비판한 것으로 비공개 비대위에서도 주 대행을 향한 비대위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 비대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원외당협위원장들과 당원들에게 우리도 의견을 묻는 절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여태까지 그런 것을 잘 안 해왔다는 게 지도부의 변명인데 이제는 그런 의견 청취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최된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주 대행은 국민의당과의 합당과 관련해 여러 차례 "의원총회,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열어 의견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비대위원은 "시도당위원장들의 의견을 듣는다고 하는데 의총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한두 명 빼놓고는 대부분 의원들일 것이다. 밖에다가 의견을 들었다는 형식적인 근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른 비대위원도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합당 등을 합종연횡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며 "주말 사이에 여론도 악화가 됐고 안 대표 측도 뜨뜻미지근하고 구성원 의견 수렴도 전혀 안 돼있는 상황에서 주 대행이 독단적으로 갈 수는 없는 일이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9. photo@newsis.com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통합에 찬성한다는 의결을 한 것에 대해서도 "의총에서는 합당이 아니라 통합에 대한 대의 언급이 있었던 것"이라며 "그건 의원들뿐 아니라 우리 구성원 중 야권이 폭넓게 통합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걸 정치적으로 해석해서 일방적으로 합당으로 끌고 가려고 했던 주 대행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거기 대해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 대행은 "임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구성원 의견 수렴 없이 무리해서 진행할 일은 없을 것이다. 비대위에서 반대하는 일을 그렇게 추진하는 일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비대위 관계자들은 전했다. 주 대행의 발언에 비대위원들도 "(합당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주 대행은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의결하는 절차는 아니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주 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의원총회에서도 대강 합당에 대한 의견을 들었고 오늘 이 자리도 그런 의견을 듣는 자리"라면서도 "오늘이 무슨 의결로 어떻게 하는 것 아니고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합당에 대한 추가 의견 수렴 절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주 대행이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시작으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서 (합당 추진을) 하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당내당인 청년의힘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청년의힘 당헌당규 개정을 해달라고 했다"며 "작년에 당헌당규 개정안이 다 올라왔고 발대식, 창당식까지도 했는데 차일피일 미룰 문제인가. 이미 가동이 되고 있는데 당헌당규가 못 받쳐주고 있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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