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쫓고쫓기는 울산 십리대숲 죽순 불법채취

최수상 2021. 4. 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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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강을 따라 조성된 국가정원과 백리대숲 곳곳에는 4월부터 6월 말까지 3개월가량 말 그대로 우후죽순(雨後竹筍)을 볼 수 있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태화강 십리대숲은 이곳 태화강 국가정원의 초석이자 상징과도 같은 존재지만 생태공원으로 조성되고도 여전히 생존을 위협을 받고 있다"며 "누가 지키지 않아도 죽순을 채취하지 않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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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맛,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왕대 죽순 
불법채취 근절 안 돼 2007년부터 감시단 운영
보다 성숙된 울산 시민의식 필요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왕죽 죽순의 모습. 태화강 국가정원 내 10만㎥의 십리대숲과 12만5000㎥ 면적의 삼호대숲에 서식하는 왕대는 죽순의 향이 독특하고 맛이 좋아 예전부터 정평이 나있다. /사진=울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태화강을 따라 조성된 국가정원과 백리대숲 곳곳에는 4월부터 6월 말까지 3개월가량 말 그대로 우후죽순(雨後竹筍)을 볼 수 있다.

죽순이 땅에서 솟은 뒤 1주일 만에 어른의 키보다 높이 자라는 신비로운 광경도 볼 수 있다. 특히 태화강 국가정원 내 10만㎥의 십리대숲과 12만5000㎥ 면적의 삼호대숲에 자라는 왕대의 죽순은 향이 독특하고 맛이 좋아 예전부터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미숙한 시민의식으로 인한 불법채취 행위가 극성을 부리면서 매년 봄이면 죽순을 지키려는 감시단과 쫓고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의 십리대숲. 2019년 7월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의 옛 이름은 2010년 전까지 농경지였던 ‘태화들’로 불렸다. 현재 십리대숲의 이름도 '십리대밭'이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2010년 전까지만 해도 농경지였던 ‘태화들’로 불렸다. 현재 십리대숲의 이름도 '십리대밭'이었다.

태화들은 지난 1989년 하천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일부는 하천부지, 일부는 자연녹지로 지정됐으나 1994년 이 가운데 자연녹지가 주거지역으로 바뀌면서 위기를 맞았다. 지주들이 아파트단지 개발을 하려한 것이다. 이에 시민과 환경단체가 반발하면서 문제의 주거지역까지 하천부지로 편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결국 울산시가 우여곡절 끝에 지주들에게 보상을 해주고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이후 2010년 국가정원의 초석이 된 ‘태화들 생태공원’이 완공됐으며 이어 ‘태화강 대공원’, ‘태화강 지방정원’을 거쳐 현재 태화강 국가정원(2019년 7월 지정)으로 성장했다. 현재 이곳에는 왕대, 맹종죽, 오죽, 구갑죽 등 다양한 대나무가 분포돼 있다.

십리대숲 보호를 위해 태화들 생태공원 조성 전부터 죽순 채취는 금지됐지만 여전히 봄마다 불법채취는 반복됐다. 이를 보다 못한 울산시와 지역 기업들이 지난 2007년 자체 감시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지만 현재도 불법채취가 자행되고 있다.

2008년 5월 당시 구성된 태화강 십리대밭 죽순 관리단 발대식의 모습 /사진=울산시 제공

올해도 이달 19일부터 십리대숲지킴이 자원봉사회 회원들로 구성된 ‘죽순 지킴이 봉사단’이 야간 불법행위 단속에 들어갔다.

죽순지킴이 봉사단은 죽순을 무단 채취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이곳을 방문한 시민들에게 죽순과 대나무 숲의 가치도 설명할 예정이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태화강 십리대숲은 이곳 태화강 국가정원의 초석이자 상징과도 같은 존재지만 생태공원으로 조성되고도 여전히 생존을 위협을 받고 있다”며 “누가 지키지 않아도 죽순을 채취하지 않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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