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선 못 푼다"..길잃은 백신외교

민병기 기자 2021. 4. 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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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확보전(戰)'으로 옮겨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리더십'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계속 채근하지만 백신 외교는 기대난망인 상황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세계적 백신 물량 부족을 언급하며 "대통령이나 장관이 미국에 가서 백신을 받아올 수 있는 외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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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4·19 묘지 참배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참배하기 위해 기념탑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은 외교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장관이 받아올 수 없어”

고위당국자, 대란 우려에 뒷짐

파우치 “가을쯤 부스터샷 결정”

中은 7월 해외백신 승인 유력

세계각국 백신 확보전쟁 가열

‘백신 확보전(戰)’으로 옮겨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리더십’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계속 채근하지만 백신 외교는 기대난망인 상황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세계적 백신 물량 부족을 언급하며 “대통령이나 장관이 미국에 가서 백신을 받아올 수 있는 외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신 도입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최우선 외교과제인 상황과는 동떨어진 현실인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 부처가 총력 대응해 협력 체제를 운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지만 손에 잡히는 성과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국제사회의 백신 수급 상황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8일(현지시간) NBC 방송 인터뷰에서 부스터샷(3차 추가 접종) 권고 결정 시점에 대한 질문에 “여름이 끝날 때쯤, 가을이 시작할 때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오는 7월쯤 처음으로 해외 백신의 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럽연합(EU)도 화이자 백신 추가 확보에 나섰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백신 도입의 시급성을 부정했던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의 과거 발언이나 행적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기 기획관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백신 도입이 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을 때 ‘백신이 급하지 않다’는 취지로 청와대를 옹호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기모란이란 분은 방역, 의학보다 정치를 앞세워 방역에 혼란과 방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대표단회의에서 “(정부가) 초기의 K-방역 성과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느라 정작 백신 구매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안일함을 낳았다”며 “치료제 개발에 과도한 기대를 부추겼던 것도 K-방역의 정치적 활용을 이어가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고 비판했다. K-방역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 강조했던 자체 백신 개발은 여전히 요원하고 ‘치료제’는 어느 순간 아예 언급도 안 되고 있다.

민병기·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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