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광풍]②"하루 거래액이 16조원"..코스피·코스닥도 제쳤다
[편집자주]개발 단계부터 '장난스러운 화폐'(Joke Currency)로 시작된 암호화폐 '도지코인'의 폭등세가 심상찮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현상이지만 국내에서 도지코인의 단일 거래액이 코스닥은 물론 코스피까지 제칠 정도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묻지마투자'로 점철된 도지코인 현상을 집중 조명한다.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암호화폐 '도지코인'이 지난 16일 하루 새 250% 이상 폭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도지코인의 국내 일 거래대금은 코스닥·코스피 거래대금보다 높은 16조원(16일 기준)을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6768% 이상(코인마켓캡 기준) 뛰어오른 상태다.
머스크의 '입김'을 타고 급등한 도지코인은 지난 17일을 기점으로 소폭 하락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도지코인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일각에서는 시세가 단기간에 폭등한 만큼 폭락의 가능성도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전 세계가 '도지코인'에 빠졌다
19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 도지코인은 오전 10시40분 기준 전일보다 0.92% 상승한 438원에 거래 중이다. 도지코인은 지난 16일 오후 10시45분쯤 540원(고가, 업비트 기준)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간 업비트 내 도지코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7조6637억원으로 이는 장중(오전 10시53분 기준) 코스피 거래대금(7조1389억원)과 코스닥 거래대금(6조700억원)보다도 높다.
도지코인 투자광풍은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도지코인 시세는 국내 거래가격이 소폭 높은 상태지만(김치프리미엄 20%) 상승폭은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가 더 크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같은 시간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바이낸스에서 도지코인은 전일보다 15.99% 상승한 0.32달러(약 358원)에 거래되고 있다.
도지코인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시바견 밈(meme)을 본 따 만들어진 암호화폐로, 지난 2013년 12월 빌리마커스와 잭슨 팔머에 의해 만들어졌다. 도지코인은 재미 삼아 만들어졌는데, 주로 레딧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창작자의 기여를 인정하기 위한 팁 지불 용도로 이용됐다.
도지코인이 유명해진 것은 머스크 CEO 때문이다. 머스크는 도지코인을 '우리 모두의 암호화폐'라고 지칭하며 열광적으로 응원해왔다.
머스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한 트위터 이용자가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코인베이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더 많은 투자자가) 도지코인에 더 쉽게 접근(투자)할 수 있도록 코인베이스가 도지코인을 상장시켜야 한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현재 코인베이스는 도지코인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 업계는 "일론 머스크의 영향으로 코인베이스가 도지코인을 상장하게 되면 거래량이 증가하며 가격 역시 뛰어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머스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의 '달을 향해 짖는 개'(Dog Barking at the Moon) 사진을 게시하며 "Doge Barking at the Moon."(달을 향해 짖는 도지)이라는 글을 남겼다. '달'은 로켓이 달을 향해 가는 것처럼 암호화폐 시세가 상승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해당 게시물은 도지코인의 가격 상승 기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난스러운 암호화폐…주의해야"vs"대중적인 암호화폐…기술발전 가능성도"
도지코인을 포함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상승장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바이낸스, 미국 로빈후드 등 대다수의 암호화폐 거래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도지코인이 그간 '장난스러운 암호화폐'로 인식됐다는 점에서 투자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정해져 희소성을 가진 여타 암호화폐와 달리 발행량이 무제한으로 설정됐다. 도지코인 개발자들은 이러한 방대한 발행량을 통해 도지코인 시세를 저렴하게 유지하고자 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업계 관계자는 "도지코인은 발행량 제한이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고, 시바견 마스코트에서 볼 수 있듯 가벼운 농담 같은 암호화폐로 저렴한 맛에 장난삼아 투자하는 암호화폐로 구분됐다"며 "최근 암호화폐 시장은 오피니언 리더의 한 마디에 투자자들이 따라 움직이는 '묻지마 투기' 현상이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도지코인이 기술적으로 발전할 여지가 남아있어 이번 상승장을 마냥 부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는 "도지코인은 비트코인을 포크한 것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가진 기능을 대부분 그대로 가지고 있고, 대신 블록주기가 비트코인이 10분인데 반해 도지코인은 주기가 1분이어서 훨씬 빠르고, 많은 양의 암호화폐가 발행돼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지코인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커뮤니티를 가장 중요시했고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것도 특정한 개발팀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에 의해서였다"며 "물론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이 없어서 다양한 용도로 확장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과 더불어 앞으로 새로운 개발팀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부연했다.
정 대표는 "도지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급등했기 때문에 폭락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과도한 투자보다는 요즘 변화해가는 디지털 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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