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에 기업들 통장 '두둑'..3월 달러화예금 24.3억달러↑

3월말 기준 달러화예금 793.5억달러.."기업 수출대금 예치 영향"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우리나라 달러화예금이 3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달러/원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호조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달러화예금 통장이 두둑해진 결과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거주자외화예금 가운데 달러화예금은 793억5000만달러로 전월 말(769억2000만달러) 대비 24억3000만달러 늘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앞서 거주자 달러화예금은 지난해 2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9월 734억7000만달러로 줄어드는 듯 했다가 10월 803억2000만달러로 사상 첫 8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다 11월 798억6000만달러, 12월 800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올 1월 761억6000만달러, 2월 769억2000만달러, 3월 793억5000만달러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 3월말 기준 기업의 달러화예금은 619억2000만달러로 전월말(593억5000만달러)에 비해 25억7000만달러 늘었다.

반면 3월말 개인의 달러화예금은 174억3000만달러로 전월말(175억7000만달러)에 비해 1억4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9월말 160억9000만달러, 10월말 166억5000만달러, 11월말 170억5000만달러에 이어 12월말 177억8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던 개인 달러화예금이 올해 1월말 177억3000만달러로 감소 전환한 뒤 2월말(175억7000만달러)과 3월말(174억3000만달러)에도 이러한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달러화예금이 증가한 것은 일부 기업이 수출대금과 결제 예정자금을 일시적으로 예치한 영향이 컸다"며 "개인들이 해외주식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증권사에 예탁금이 생기는데, 증권사가 이를 대기성 자금으로 보고 은행에 예치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달러화예금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달러/원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역대급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달러화예금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월평균 달러/원 환율은 코로나19 이후인 지난해 5월 달러당 1228.67원으로 치솟았다가 줄곧 내림세를 보이며 12월 1095.13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올해 1월 들어선 1097.49원, 2월 1111.72원, 3월 1131.02원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통관기준)은 538억3000만달러로 역대 3월 수출액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전년동기에 비하면 16.6% 증가한 수치다.

달러화에 엔화, 유로화, 위안화 등을 모두 합한 거주자외화예금은 지난해 12월말 942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으나, 1월말 893억8000만달러로 감소했다가 2월말 기준 900억3000만달러, 3월말 927억달러로 다시 늘었다.

달러화 외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엔화(55억2000만달러), 유로화(43억5000만달러), 위안화(17억8000만달러), 기타통화(17억달러) 등을 기록했다.

3월말 은행별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국내은행이 812억6000만달러로 전월말(796억9000만달러) 대비 15억7000만달러 늘었고, 외은지점도 114억4000만달러로 전월말(103억4000만달러)에 비해 11억달러 증가했다.

se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