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논란]유업계, 남양유업 사태로 매출 떨어질라 '노심초사'

김동현 2021. 4. 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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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카페 중심으로 SNS에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 확대中
유업계, 발효유 시장 성장세 꺾일까 '난감'..빙그레는 선긋기 나서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서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코로나19 마케팅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한 거부감을 불매운동이라는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다.

유업계는 남양유업 코로나19 마케팅이 발효유 제품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유업계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를 대비해 향후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불가리스를 공동개발한 한국의과학연구원과 함께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불가리스가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시키고 원숭이 폐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률이 77.8%로 나타났다는 것이 연구결과의 요지다.

연구 결과가 공개된 이후 질병관리청이 "인체를 대상으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고 식약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조치했다.

남양유업은 논란이 확대되자 "심포지엄에서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코로나19 관련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여론은 이미 싸늘하다.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연구 결과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직후에는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불가리스를 구입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지만 불과 1~2일 만에 상황은 반대가 됐다.

또 맘카페를 비롯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불가리스 제품을 비롯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부정확한 정보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자사 제품 홍보에만 열중했다는 게 이유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반응에 유업계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해 발효유 시장이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번 사태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먼저 제기된다.

국내 발효유 시장 규모는 59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 성장했다. 남양유업은 마시는 발효유를 앞세워 18.33%, 빙그레는 떠먹는 발효유를 앞세워 16.1%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발효유 시장은 소수의 브랜드들이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처럼 상위 제품에 대한 불신이 생길 경우 발효유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을 높여 경쟁사는 물론 비슷한 제품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업계 점유율 2위인 빙그레는 남양의 코로나19 마케팅에 대해서는 무대응 원칙을 내세웠지만 요플레 등 자사 제품에 이번 사태의 여파가 미치는 것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빙그레는 요플레가 사단법인 한국마케팅협회가 인증하고 소비자가 함께 평가하는 '2021 한국산업의 구매안심지수' 떠먹는 요구르트 부문에서 5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한국마케팅협회와 소비자평가는 매년 '한국산업의 구매안심지수(KPEI)'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 10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떠먹는 요구르트 부문 1위 브랜드로 요플레를 선정했다고 빙그레는 전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제품 출시와 함께 대내외 악재로 지난해 남양유업의 주력 상품인 불가리스 매출이 전년대비 하락세를 보이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코로나19 마케팅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사태가 발효유 시장 규모 축소라는 결과물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라며 "꾸준한 소비가 이뤄져야 하는 제품군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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