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3명 중 1명 "최근 1년간 극단적 선택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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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고등학생 세 명 중 한 명 정도는 학업과 성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최근 1년 안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7∼10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 8천623명을 설문 조사한 '2020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연구 -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보고서를 19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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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국내 중·고등학생 세 명 중 한 명 정도는 학업과 성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최근 1년 안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7∼10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 8천623명을 설문 조사한 '2020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연구 -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보고서를 19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가 1991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아동·청소년 인권을 증진하려는 목적에서 진행됐다.
중·고등학생 5천669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27.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성별로 여학생은 35.0%가, 남학생은 19.6%가 이런 응답을 했다.
청소년들은 이처럼 극단적 생각을 한 이유로 학업 부담이나 성적 문제 등 학업 문제(39.8%)를 가장 많이 들었다. 다음으로 미래와 진로에 대한 불안감(25.5%), 가족 간의 갈등(16.0%), 선후배나 또래와의 갈등(4.8%), 경제적 어려움(1.7%) 등의 순으로 답했다.
보고서는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떠올려보는 이유에서도 경제적 수준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수준을 상·중·하로 나눴을 때 '학업 문제로 죽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상위(43.6%)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중위(39.3%)와 하위(29.3%) 순으로 나타났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가족 간의 갈등 때문이라는 응답은 하위(48.9%)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중위(41.0%), 상위(39.5%) 집단은 뒤를 이었다.
초등학생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의 우울 정도를 파악한 결과 '이유 없이 슬프거나 우울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27.0%로 나타났다. '이유 없이 불안한 적이 있다'(26.1%)라거나 '이유 없이 외로운 적이 있다'(27.7%)는 응답도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최근 1년 동안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적이 있었다'고 답한 응답률은 23.6%로 나타났다. 고등학생(32.3%)이 가장 높았고 중학생(20.5%), 초등학생(17.1%) 순으로 이어졌다.
이들에게 신체 건강에 대한 생각을 질문한 결과 88.1%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주일에 1회 이상 운동을 하는 경우는 55.8%에 그쳤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22.2%로 나타났다.
수면 시간은 초등학생이 하루 평균 8.7시간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은 평균 7시간, 고등학생은 5.9시간이라고 응답했다. 초·중·고생 전체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2시간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아동·청소년은 학업 부담으로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취약집단 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2019년 10월 공표된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대한 정부의 이행 노력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1989년 11월 20일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국제조약으로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장을 위한 기준과 지침을 담고 있다. 협약 당사국은 5년마다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와 진전상황에 대한 국가보고서를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해 국제사회의 모니터링을 받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2019년 제5·6차 국가보고서를 제출해 심의를 받았으며, 이 당시 받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 결과를 담은 제7차 국가보고서를 2024년 12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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