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입 '인도 변이' 10개국에서 확산중.."위험한 특징 모두 갖춰"

최서윤 기자 2021. 4. 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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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력·백신 영향 아직 몰라.." 백신 억제 능력 저해할 수 있는 변이와 유사성"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4.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변이주(B.1.617)가 국내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 변이주는 기존 발견된 변이(E484Q, L452R)가 동시에 일어나는 '이중 변이(Double mutant)'로, 위험한 특징을 모두 갖춰 확산 방지가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인도, 이중변이 발견 석 달여 만에 감염 2위국으로: 인도는 지난 12일 누적 확진자 수가 1353만 명을 넘어서면서 브라질을 제치고 감염 2위국으로 올라섰다. 그간 13억 규모의 세계 두 번째 인구 대국임에도 누적 확진은 3위에 머물러왔지만, 2차 유행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인도의 2차 유행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단연 이중변이를 지목하고 있다. 한 코로나19 확산 추적 사이트(tracker outbreak.info)가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인도의 이중변이 감염률은 1월엔 극히 낮았지만 이달 들어 52%로 급증했다. 지금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마하라슈트라주의 경우 60%가 넘었다.

이중변이는 작년 말 인도의 한 학자가 처음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기존 알려진 변이(E484Q, L452R)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두 변이를 동시에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인도에서 퍼지고 있는 것 같다는 전문가 의견(Shahid Jamee)이 나왔다.

다만 인도 보건부는 지난달 말에야 이중변이의 존재를 처음 인정했고, 이 변이가 2차 유행의 원인이라는 점은 확인하지 않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도의 전일 신규 확진자 수는 27만5306명, 신규 사망자 수는 1625명으로 두 집계에서 모두 세계 최대 규모다. 인도보다 누적 확진자 수가 2배 많은 미국과 3위 브라질의 전일 신규 확진자 수는 모두 4만2000명대였다.

인도 뭄바이 다라비 슬럼가에서 2021년 4월 17일 코로나19 검진이 이뤄지는 모습. © AFP=뉴스1

◇전파력·백신 영향은 아직 조사 중: 아직까지 인도발 이중변이 자체의 전파력과 백신에 대한 영향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발 이중변이에 포함된 한 변이인 L452R의 경우 전파력이 20% 높고, 항체 효능을 50% 이상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한번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된 사람에게 재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5일 성명에서 "변이가 더 전염력이 높은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인도 정부 당국자들은 "이중변이가 확산세 급증을 유발하거나 재감염을 일으킨다고 믿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인도발 이중변이는 이미 인도를 넘어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발 이중변이는 이미 호주,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 나미비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영국 미국 등에서 발견된 데 이어, 인도발 입국자를 통해 한국에도 상륙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인도발 입국자 중 지난달 2명, 이달 7명이 이중변이에 확진됐다.

인도정부 주요 과학고문 가운데 한 명인 비제이 라카반은 최근 힌두스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위 이중변이라는 것에 상당수의 사람들이 감염됐기 때문에 당연히 우려된다"면서 "인도 과학자들이 정확한 생물학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알라하바드 중심가에서 2021년 4월 12일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며 줄 선 모습. © AFP=뉴스1

◇"최선 다해 이중변이 확산 억제해야": 전문가들은 이중변이 확산 상황을 우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윌리엄 A. 하셀틴 하버드 의대 교수는 지난 12일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B.1.517 변이주(인도발 이중변이)는 매우 위험한 바이러스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이 변이의 확산 상황을 파악하고 억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인도 벨로르시 크리스천 의대 가간딥 강 미생물학 교수는 최근 인도 영자매체 스크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가 면역 반응을 회피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영국 변이가 가장 전염성이 높다는 건 알고 있지만, B.1.617(인도발 이중변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데이터 종합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리아 반 케르코브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인도발 이중변이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추적 중인 변이"라고 했다. 그는 "전 세계 다양한 변이주에서 보이는 변이 2개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감염을 증가시키고 중화작용을 감소시켜 백신의 억제 능력을 저해할 수 있는 변이와 유사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인도발 이중변이는 아직 주요 변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8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인도 변이는 아직 전파력이나 치명률 정보가 확실하지 않은 관계로 WHO에서도 주요 또는 기타 변이로 분류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지속 동향을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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