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집부터 사자".. 퇴직연금 30대가 가장 많이 깼다

나진희 2021. 4. 1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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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사유 중 절반 이상이 주택 구입 및 주거 임차 목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경진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0대를 중심으로 주거비 관련 중도인출 비중이 높은 것은 결혼 및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매 또는 임차를 위한 목돈마련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세난과 집값 상승 등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30대가 자금 부족으로 퇴직연금까지 중도인출하는 상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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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사유 중 절반 이상이 주택 구입 및 주거 임차 목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중 절반 가까이가 30대였다. 

19일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중도인출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과 금액은 각각 7만2830명, 2조775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중도인출 인원이 2만8080명, 금액이 964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모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도인출 사유로는 주거 마련 목적이 52%였다. 주택 구입 목적이 2만2023명(30%), 주거 임차 목적이 1만6241명(22%)이었다.

특히 세대별로는 30대 비중이 절반 가까이에 달할 정도로 가장 높았다. 

주택 구매 목적으로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30대는 1만391명으로 전체 주택 구매 목적 중도인출자의 47.2%에 달했다. 전·월세 임대 등 주거 임차 목적으로 중도인출한 30대도 8131명으로 전체의 50.1%였다.

최경진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0대를 중심으로 주거비 관련 중도인출 비중이 높은 것은 결혼 및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매 또는 임차를 위한 목돈마련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세난과 집값 상승 등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30대가 자금 부족으로 퇴직연금까지 중도인출하는 상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퇴직연금 중도인출은 향후 국민 노후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가 가입 후 15년이 지난 시점에 적립금의 25%를 중도인출한다면 연금자산은 14.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후 15년과 20년 시점에 각각 25%씩 인출할 경우 연금자산은 28.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금융권은 단기적 방안으로 퇴직연금 담보대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퇴직연금 수급권의 담보권과 관련한 법적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는 작년 퇴직연금 담보대출 상품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었으나 퇴직연금에 질권을 설정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없다는 은행들의 지적에 일정이 연기됐다.

최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자산 보전 측면에서 퇴직연금 담보대출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법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며 “30대와 청년층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다양한 주택금융상품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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