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광풍]①장난같던 도지코인..일론 머스크가 '묻지마투자' 키웠다

이기범 기자,송화연 기자 2021. 4. 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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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밈에서 따온 도지코인..일론 머스크 한마디에 폭등
전문가들은 '더 큰 바보 이론'의 전형이라며 경고

[편집자주]개발 단계부터 '장난스러운 화폐'(Joke Currency)로 시작된 암호화폐 '도지코인'의 폭등세가 심상찮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현상이지만 국내에서 도지코인의 단일 거래액이 코스닥은 물론 코스피까지 제칠 정도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묻지마투자'로 점철된 도지코인 현상을 집중 조명한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송화연 기자 = "일론 머스크 형 감사해요!"

비트코인의 하락세에도 도지코인은 살아남았다. 장난처럼 만들어진 암호화폐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에 가치가 급등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에 대해 연일 감사하다며 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거품인 줄 알면서 더 높은 가격에 매입할 투자자가 있다는 기대에 투자에 나서는 '더 큰 바보 이론'의 전형이라는 분석이다.

19일 오전 9시 35분 기준 도지코인은 글로벌 임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전일보다 6.44% 상승한 0.31달러(약 347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같은 시간 418원(업비트 기준)에 거래됐다. 전일보다 3.69% 하락했지만, 글로벌 시세보다 비싼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모습이다. 국내 24시간 거래대금만 7조8461억원이 넘는다. 코인마켓캡 기준 도지코인의 하루 거래대금은 228억달러(약 25조5558억원)로, 코스피를 추월했다.

◇'밈'처럼 만들어진 도지코인…일론 머스크 한 마디에 주목

도지코인은 2013년 IBM 출신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당시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일본 시바견 밈(Doge meme)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도지코인이라는 이름도, 상징 이미지도 모두 해당 밈에서 따왔다. 블록체인 서비스에 대한 가치 투자 성격이 있는 다른 '알트코인'과 달리 순전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암호화폐인 셈이다.

지난해 12월 일론 머스크 CEO가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트위터에 '도지'라고 한마디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도지코인은 시민들의 암호화폐"라고 언급하는 등 지속해서 도지코인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의 도지코인 발언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이 반복됐다.

결국 도지코인은 비트코인을 포함해 주요 암호화폐가 모두 하락하는 가운데, 나홀로 살아남았다.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 조사에 나선다는 소문과 코인베이스의 대량 주식 매각, 주요 암호화폐 채굴장의 대규모 정전사태 등도 도지코인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전문가들은 투자 위험성 경고

전문가들은 도지코인을 과열된 암호화폐 시장의 상징으로 여기며, 투자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아톰릭스랩 정우현 대표는 "(알트코인 상승장은) 중국 바이낸스, 미국 로빈후드, 대부분의 시장에서 동시적으로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도지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급등했기 때문에 폭락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며, 너무 과도한 투자보다는 요즘 변화해가는 디지털 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라고 말했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암호화폐 시장에 비이성적 거래가 많이 일어나는 게 사실이고 도지코인의 시세는 일론 머스크 영향을 비롯해 더 큰 바보 이론이 적용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투자 시장 전반적으로 과열돼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게임스탑 사태 등이 일어났는데 도지코인도 같은 방식으로 시세가 오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7~2018년 암호화폐 거품을 얘기할 땐 글로벌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고 국내 개미들이 비이성적 거래를 주도했다면 지금은 국내 영향력이 그때만큼 크지는 않다. 미국 주도형 시장으로 가고 있다"라고 짚었다. 또 "개인적으로 도지코인 투자는 절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가상화폐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투자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는 성공담이 전해지면서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도 투자에 몰두하거나 전업 투자로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2021.4.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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