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오면 백신 무료 접종'..전세계 수급난인데 백신으로 '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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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구하지 못해 '백신 공급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에서는 '놀러오면 백신을 무료로 놔주겠다'는 관광 상품이 출시됐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관광 업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바이러스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빌미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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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들이 백신 선점" 비판 목소리 커져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대부분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구하지 못해 '백신 공급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에서는 '놀러오면 백신을 무료로 놔주겠다'는 관광 상품이 출시됐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관광 업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바이러스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빌미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관광산업 비중이 큰 몰디브는 국가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백신을 접종해주겠다고 밝혔다. 침체에 빠진 자국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는 일환으로 백신 무료 접종을 내세운 것이다.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접종을 내세운 곳도 있다. 최근 노르웨이 여행사 '월드 비지터'는 러시아에서 백신을 맞고 오는 이른바 '백신 관광 상품'을 출시했다. 관광 시작과 끝에 한 차례씩 러시아산 백신을 맞는 일정이다.
오스트리아의 한 여행사도 최근 관광업체와 손잡고 자국민을 대상으로 해외 백신 관광 상품을 다수 출시했다.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백신 접종을 보장한다"고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또 미국 알래스카주도 오는 6월1일부터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백신을 접종해주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 다른 주에서 오는 국내 여행객에게만 해당된다.
이처럼 최근 여행업계에서 출시되는 백신 관광 상품을 보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백신 쟁탈전'이 무색해 보인다. 돈만 내면 백신을 맞게 해주겠다는데 과연 백신 공급이 어려운 게 맞나 의심이 들 정도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률이 월등하게 높은 국가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들은 현재 상대적으로 안전한 백신을 빨리 공급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를 시작으로 존슨앤드존슨(J&J·얀센) 백신까지 혈전 부작용 발생 논란에 휩싸이며 백신 선택권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선택권이 좁혀지면서 상대적으로 잡음이 적었던 화이자와 모더나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백신을 맞을 수 있을까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틈타 백신 관광 상품으로 돈벌이를 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각국의 백신 접종 계획보다 먼저 백신을 맞고 싶으면 돈을 써 관광을 가라고 여행사들이 나서 부추기는 셈이다.
또 백신 관광 상품은 가뜩이나 백신 공급난에 허덕이고 있는 빈국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백신을 선구매하지 못한 빈국들은 잉여 물량이 생겨야 이를 공급받을 수 있는데, 이들에게 돌아갈 수도 있는 잉여 물량을 부유한 관광객이 선점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이 공평하게 공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부국과 빈국을 가리지 않고 퍼져나가고 있는 만큼 백신도 이를 구분짓지 않고 공급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백신 관광 상품 등의 출시는 현재 백신이 상대적으로 '가진 자'에 의해 선점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심지어 미국 등 국가들은 넘쳐나는 백신 잉여 물량에도 자국에 쌓아둔 채 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300만 명이 넘는다. 인간의 생과 사가 걸린 문제인만큼 백신 접종을 미끼로 한 돈벌이는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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