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년만에 첫 장관이었는데"..변창흠 모교 현수막 철거했다

우성덕 2021. 4. 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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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전 장관 동문들 "가난 속에서도 자수성가했는데"
모교에 걸린 축하 현수막 109일만에 철거
경북 의성군 안계면 안계초등학교에 변 전 장관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제공 = 독자]
지난 12월 인구 4500여명에 불과한 경북 의성군 안계면에 있는 안계초등학교 정문 옆에는 현수막들이 줄 지어 내걸렸다.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었다. 현수막에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을 축하합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현수막은 변 전 장관과 함께 이 학교를 졸업한 '안계초등학교 52회 동기회'와 '안계초등학교 총동창회'가 내걸었다.

정치적 성향에 있어 이곳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압도적인 곳이다. 하지만 현 정권에서 장관 자리에 오른 변 전 장관을 동기생과 동문회가 축하의 마음을 담아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 학교는 1922년 4월 개교한 후 올해 100년째를 맞으면서 장관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16일 변 전 장관이 취임 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을 겪으며 취임 109일만에 물러나게 되자 이 학교의 축하 현수막도 철거된 채 빛을 바래게 됐다.

안계면 위양리에서 태어난 변 전 장관은 이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안계초등학교와 안계중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대구에 있는 능인고등학교로 유학을 간 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LH 사장 등을 지내며 지난해 12월 제5대 국토부 장관에 임명됐다.

변 장관은 취임 후 부동산 안정을 위한 공급 대책 전문가로 기대가 높았지만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등으로 민심이 악화되자 결국 지난 3월 청와대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고 지난 16일 청와대 개각에 맞춰 퇴임했다.

변 전 장관과 함께 동문수학을 했다는 한 지인은 "변 전 장관은 학창시절 집안이 정말 가난해 어렵게 공부를 했고 추울 때면 이불을 뒤집어 쓰고 공부를 하던 모습도 기억이 난다"며 "변 전 장관은 교우 관계도 좋았고 동문 중에 장관까지 나와 정말 축하해 주고 성공적으로 장관 임기를 마치길 바랬는데 불명예스럽게 퇴임을 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다른 동문도 "변 장관은 정말 흙수저 출신으로 자수성가해 동문들이 자랑스러워 했다"며 "솔직히 LH사태에 대한 국민 분노에 대해 현 정부의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대구경북에서도 굵직한 현안들이 많았던 만큼 TK 출신인 변 전 장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특히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신공항 철도 건설 등 국토교통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이 많아 대구경북 현안 해결에 대한 변 전 장관의 역할을 기대했던 참이었다. 이 중에서도 경부선 서대구KTX와 신공항, 의성역을 잇는 66.8㎞ 구간의 신공항 철도는 전액 국비 지원이 가능한 일반철도로 건설되도록 하는데 대구시와 경북도가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변 전 장관이 지역 출신이다 보니 대구경북 지역 사정과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토부 수장이 바뀌었지만 대구경북 현안 사업도 최선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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