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P.O] 7년만에 부활한 삼성 화이트의 '탈수기'? (RNG vs FPX)

이솔 기자 2021. 4. 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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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PL 공식 유튜브

[MHN스포츠 이솔 기자] 롤은 5:5 게임일까? 때론 6:4가 되기도, 때론 1:1 게임이 되기도 하는 흥미로운 게임이다.

지난 18일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 치러진 LPL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는 '프로'단계에서 '5:5게임'이라는 관점을 반박하는 장면들이 펼쳐졌다.

양 팀은 색다른 스타일로 경기를 준비했다. FPX가 이전처럼 너구리를 필두로 한 스플릿 운영을, RNG는 5인(텔레포트) 합류를 통한 인원 수 우위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짙은 모습이었다.

결론적으로는 RNG가 3-1로 자신들의 이론을 증명하며 LPL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7일 승자조 진출전에서는 동일한 전략을 사용했음에도 반대로 FPX가 RNG를 3-0으로 완파했는데, 과연 어떻게 RNG는 반전 아닌 반전을 이루어 낸 걸까?

사진=LPL 공식 유튜브

1세트에서는 우디르를 고른 RNG의 정글러 웨이가 초반부터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모든 라이너들을 편하게 했다.

5분에는 탑에서 너구리를 잡아냈고, 7분에는 바텀라인을 기습해 서포터 크리스프를 잡아내고 용을 획득하며 일방적인 이득을 취했다.

그러나 FPX의 티안(헤카림)은 탑에서 답을 찾아냈다. 상대의 용 획득 타이밍과 맞춰 전령을 획득한 FPX는 시야를 확보하러 온 샤오후를 끊어내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낸다.

뒤이어 RNG가 노렸던 바텀라인 다이브도 정글을 잡아내고 서포터를 내주며 기분 좋은 교환을 만들어냈다. 

RNG는 그동안 거침없이 성장한 너구리를 1:1에서 막아내지 못했고, 성장한 헤카림이 버티고 선 4:4 싸움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RNG는 여러 차례 좋은 싸움 구도를 만들었음에도 결국 바론 싸움에서 패배하며 33분만에 넥서스를 내준다.

사진=LPL 공식 유튜브

그러나 RNG는 2세트부터 철저하게 '타이밍'을 노리기 시작했다. RNG가 철저하게 지켰던 원칙은 '먼저 합류한다'였다.

RNG는 이 원칙으로 무려 세 차례의 유효타를 만들어낸다.

미드라인에서 도인비의 빅토르를 기습한 RNG. FPX는 티안(우디르)과 크리스프(레오나)가 미드라인을 보호할 준비가 되어 있었음에도 찰나의 순간 3:1을 만들어내며 도인비를 쓰러트린다.

이 킬을 기점으로 발이 풀린 크라인(라이즈)는 도인비(빅토르)가 라인에 묶여있는 동안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상대를 압박한다.

결국 라이즈를 통해 이렐리아가 펼친 원맨쇼도 막아낸 RNG는 바텀에서 샤오후(제이스)를 미끼로 확실한 2:5싸움을 개시하며 경기를 가져온다.

사진=LPL 공식 유튜브, 우측에서 발생한 4-3구도

3세트에서 먼저 움직인 것은 샤오후다.

경기시간 17분경 용 시야 주도권을 두고 양 팀이 대치전을 벌인다.

이 때, 샤오후(그라가스)는 상대의 뒤편으로 텔레포트를 먼저 활용해 팀과 동떨어진 LWX(트리스타나)와 1:1 상황을 만들고 그를 잡아낸다.

서포터인 밍(레오나)의 환상적인 와드 위치 선정이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운명(R)과 같은 텔레포트 활용을 만들어냈다.

나머지 팀원들은 4:3 구도를 만들며 뒤늦게 텔레포트를 탄 너구리(제이스)의 FPX를 응징한다.

이 싸움으로 승기를 잡은 RNG는 25분만에 화염의 영혼(4불용)을 획득하고 게임을 끝낸다.

사진=LPL 공식 유튜브, 익숙한 4-3구도

마지막 4세트에서는 전령에서 결정적인 장면이 나온다. 밍(세트)이 또 먼저 움직였고, 이로 인해 전령을 획득한 것.

전령을 노리기 위해 밍(세트)을 앞세워 다이브를 노리는 척 한 RNG는 제이스를 타워 안쪽으로 몰아넣는다.

이 틈에 전령을 치던 웨이는 상대의 습격을 받는다.

그런데 도인비(라이즈)와 티안의 협공을 받고도 반 이상의 체력으로 살아나간 웨이는 샤오후와 밍에게 구조되었다.

바로 반격에 나선 RNG는 제이스가 타워에서 미니언을 정리하던 상황을 노려 순간적으로 4:3 구도를 만들어내며 전령싸움에서 승리한다.

사진=LPL 공식 유튜브, 4-3구도에서 이득을 본 뒤의 로밍

이 싸움에 이어 밍은 곧바로 너구리(제이스)를 로밍으로 잡아내고 바텀 용싸움에서 3명의 공격을 받아내며 궁극기로 이니시에이팅을 개시하는 등 사실상 제2의 정글러로 활약하며 게임 승리에 방점을 찍는다.

상대적으로 원거리 딜러인 갈라가 주목을 받은 면이 있지만, 서포터인 밍은 2:2 싸움에서도, 로밍에서도 '롤드컵 우승자' 크리스프를 크게 앞지르며 팀의 승리를 만들어 냈다.

결국 RNG는 먼저 움직인 팀원들의 활약으로 FPX를 3-1로 누른다.

사진=OGN 공식 유튜브

LPL에서 스프링 내내 선보인 특별할 것 없는 전략처럼 보이지만, 마치 2014년 삼성 화이트의 '탈수기 운영'처럼, 서포터의 선제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라이너들을 압박하고 와드 대신 몸으로 시야를 확보한 뒤 상대에게 오브젝트를 포기할 것을 권유하는 전략이다.

3세트에서는 초반에 바텀에서 큰 이득을 본 덕에 바텀을 키우는 데 집중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2, 4세트에서는 전령을 필두로 특유의 LPL식 탈수기 운영을 강제했다.

과거 삼성 화이트의 '드래곤'이 제공하는 글로벌 골드처럼, 거듭된 패치로 등장한 포탑 방패, 포블이 다시금 삼성 화이트의 그림자를 LPL에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RNG는 LPL을 시작으로 제 2의 삼성 화이트로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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