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운전석 비운 채 달리다 "쾅".. 화재로 탑승자 2명 사망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에서 남성 2명이 테슬라 모델 S의 운전석을 비운 채 타고 가다 충돌 후 화재 사고로 숨졌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전날 59세와 70세인 두 남성이 탄 테슬라 모델S 차량이 도로 인근 나무에 충돌한 후 불길에 휩싸였다.
미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 중 한 명은 조수석에서, 다른 이는 뒷좌석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예비 조사 결과지만 차량의 운전석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당국은 충돌 당시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기능이 활성화 돼 있었는지 조사중이다. 당국은 사고 차량이 고속으로 커브 길을 주행하고 있었다고 파악하고 있다. 사고 차량은 2019년에 제작된 모델S로 국내 판매 시작가격이 1억1500만원인 고급 모델이다.
미국 언론들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과장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과신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사 반자율주행 기능을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이라는 이름의 선택사양으로 판매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완전자율주행과는 거리가 멀고, 완전자율주행을 목표로 계속해서 기술을 업데이트해준다는 의미다.
테슬라 차량에는 고속도로에서 스스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기본 장착돼있는데, FSD를 추가하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는 기능까지 추가돼 한적한 직선 도로에서는 차가 스스로 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곡선 도로나 고속 주행 등 조건에 따라 스스로 제어가 안될 수 있어, 운전대에서 손을 놓아서는 안되는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이다.
지난해 테슬라는 좌회전, 우회전 등이 가능하게 업그레이드 한 ‘FSD 베타' 버전을 시범 삼아 일부 고객들에게 배포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 1월 “업데이트된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더 많은 고객에게 공급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테슬라의 안전 신뢰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업그레이드된 소프트웨어가 회사에도 큰 수익을 안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사고로 전기차의 화재 위험도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기차는 한번 충돌하면 불이 날 가능성이 높다. 충돌 후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탈출을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전기차 바닥 전체에 깔린 배터리 전체에 불이 계속 옮겨붙으면서 화재를 진압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사고에서도 미 경찰은 “불을 끄는데 4시간이 걸렸고 3만갤런(약 11만L)의 물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경우 충돌 사고가 나면, 전자식 매립형 손잡이가 작동되지 않아 밖에서 구출을 위해 문을 열지 못하는 위험도 지적돼왔다. 다수 전통 완성차업체들은 매립형 손잡이를 탑재한 경우, 충돌시 이 손잡이가 튀어나오도록 설계하지만 테슬라 차량은 그렇지 않았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차량과 관련된 24건 이상의 충돌 사고에 대해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기능이 관련됐는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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