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음식 먹는 사람.. 소심-유별 vs 주변 배려

김용 2021. 4. 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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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1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32명 발생했다. 검사 수가 평일의 절반 이하인 휴일 통계인데도 500명대 중반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역발생이 512명, 해외유입이 20명이다.

코로나19가 4차유행 초기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서 1년3개월 넘게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국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야외에선 마스크를 벗는다는 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영국 등의 소식을 들으면 한숨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백신 2회 접종을 마쳐도 코로나19를 완벽하게 예방하려면 당분간 마스크를 써야 한다. 미국 최고의 감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백신 접종을 끝내도 당분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백신을 맞았지만 마스크 착용을 하고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실내 밀폐공간에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백신 2회 접종으로 코로나19를 100%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백신 3회 접종 얘기가 나오는 것은 더욱 철저하게 코로나19 감염을 막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말이다. 마스크 착용은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코로나19 예방책이다. 마스크 덕분에 예년에 기승을 부리던 독감, 감기, 폐렴이 줄었다는 통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만남을 최소화하더라도 불가피한 식사 자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먹고, 마시며 대화를 나눌 때 침방울을 통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무증상 감염도 많아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노인과 식사할 때 조심해야 한다. 회사업무로 접촉한 사람으로부터 감염된 후 가족에게 옮긴 사례가 많다. 자신의 불찰로 인해 할머니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영업을 위해 사람을 많이 만나는 40대 회사원이 식당에서 마스크를 쓰고 음식을 먹는 것이 주목 받은 적 있다. 접시에 반찬을 따로 덜어 입으로 가져갈 때는 마스크를 약간 올리고, 씹을 때는 마스크를 다시 내린다. 처음에는 주위의 시선이 불편했지만 이제는 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주변 사람도 "유별난 사람"으로 바라봤지만, 그와 만나면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쓰고 음식을 먹는다고 했다.

그의 '마스크 쓰고 먹기'는 자신의 건강만 챙기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다. 수많은 낯선 사람을 만나는 직업의 특성상 혹시나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으로 인해 동료나 가족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걱정하는 마음이 앞선다. 지금 그와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코로나19 감염자일 수도 있다.

한때 "먹고, 마실 땐 말없이! 대화는 마스크 쓰고" 캠페인이 주목받은 적이 있다. 실제 효과도 있었다. 코로나19 1차대유행 당시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 시 등은 "먹고, 마실 땐 말없이! 대화는 마스크 쓰고" 캠페인을 벌여 신규확진자 수를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 영업제한 시간 때문에 식당, 카페 등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자가 진단 키트 등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오류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먹고, 마실 땐 말없이! 대화는 마스크 쓰고" 캠페인처럼 식당업주도 살고, 나는 물론 주변 사람도 지키는 아이디어가 절실한 시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되면 주변의 낙인이 더 걱정이다. 20~30대는 생명의 위협은 없지만 그가 일하는 회사 사옥이 폐쇄되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힌다. 이 비용을 물어 내라고 구상권을 청구하는 경영주도 있다. 자기관리를 못했다고 퇴사 압력을 주는 회사도 있다. 사람 만나는 게 일인데, 무증상 감염자를 어떻게 가려낸다는 말인가. 확진자는 억울하다. '마스크 쓰고 먹기'를 고집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것 같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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