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소득 줄고 빚 늘고..수치가 보여주는 '청년들의 눈물'

김혜민 기자 2021. 4. 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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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9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지난 우리 4·7 재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여당에 대한 20대들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이 원인 중에 하나로 지목이 되겠죠?

<기자>

요즘에 우리나라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 크다고 하죠. 29세 이하 국민들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지 수치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청년 체감실업률과 청년 물가상승률을 더해서 '청년경제고통지수'라는 걸 추정을 해봤습니다.

2017년부터 감소하던 숫자가 작년부터 다시 증가했고요, 올해 1분기에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고통지수의 기준 중에 하나인 '청년체감실업률'은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엔 1% 포인트 밖에 안 올랐거든요, 그런데 2019년에서 최근까지 이 1년 조금 넘는 기간에만 3.6% 포인트나 증가했습니다.

또 청년 물가상승률은 2018년 이후 0%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올해 1분기엔 1.2%로 갑자기 폭등했습니다. 지금 청년들이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 이 수치들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실업률이 높아지다 보면 당연히 근로소득이 감소하게 되겠죠. 그런데 유독 청년들만 더 많이 줄었다고요.

<기자>

근로자들이 근로자로 고용돼서 받는 소득을 근로소득이라고 하거든요. 이걸 4년 치 평균을 내봤습니다.

모든 연령대 중에서 29세 이하 가구주만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근로소득은 60세 이상이 가장 많이 늘었고요. 40대와 30대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독 29세 이하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겁니다.

지금 설명드린 근로소득에다가 사업소득, 재산소득 같은 걸 모두 더한 걸 '경상소득'이라고 하는데요, 이걸로 세대를 비교하면 좀 더 입체적인 결과가 나옵니다.

29세 이하 가구는 경상소득이 4년 동안 연평균 2.6% 증가했습니다. 5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지만, 그래도 상황이 좀 나은 이유는요.

청년들의 사업소득과 공적이전소득, 이 두 가지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사업소득은 배달 기사 같은 개인사업자로 등록을 하고 돈을 벌 때 늘어나고요.

공적이전소득이 증가한 건 근로장려금 등의 정부 지원금을 청년들이 많이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근로자로 돈을 벌기보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소득이 늘어난 거라서 긍정적인 지표는 아니죠.

<앵커>

이렇게 어려워서 그런 건가요?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세대도 청년들이라고요.

<기자>

청년들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2015년만 해도 부채비율이 60대 다음으로 낮았습니다. 그런데 2017년 이후부턴 모든 연령대 통틀어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고요.

다른 세대들과 점점 더 벌어져서 작년에는 32.5%로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너무 빠른데다가, 자산 증가가 이걸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2015년에서 작년까지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도 연령대 별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순자산이 1억 원 넘게 증가한 40대를 포함해서, 전 연령대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여기서도 29세 이하만 132만 원 감소했습니다.

이 조사가 작년 초를 기준으로 한 거라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것까지 감안하면요,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은 지금은 더 악화한 걸로 풀이가 됩니다.

<앵커>

지금 오늘 김 기자가 쭉 얘기한 것처럼 청년들이 굉장히 어렵잖아요. 그럼 이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하면 어떻게든 취업을 해서 돈을 벌면서 조금씩 생활을 낫게 만들어야 되는 건데, 아예 취업 자체, 구직 자체를 포기하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들이 더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이건 취업이 너무 힘들다 보니까 그냥 구직을 포기한 걸 얘기하는데요, 15세에서 29세 청년들 중에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취업 준비를 포기하고 '그냥 쉬었다'는 사람들이 45만 3천 명에 달했습니다.

특히 저출산 때문에 청년들의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거든요. 청년 인구 중에 쉬었음 인구가 얼마나 차지하는지 계산을 해보면, 2015년 1분기에는 3.6%였는데, 올해 1분기는 5.1%로 1.5%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모든 통계에서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극심하다는 게 여실히 드러나고 있죠.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각 부처에 청년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까지 주문을 했고요. 기업들에도 고용 확대를 당부했습니다.

정부가 단기 일자리 늘리기에서 벗어나서 이번에 청년들의 피부에 닿을만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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