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골잡이 전성시대..주민규는 왕이 될 상인가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21. 4. 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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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주민규(왼쪽) | 프로축구연맹 제공


2021년 K리그1는 토종 골잡이 전성시대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기량이 탁월한 외국인 골잡이들이 줄어든 반면 국내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K리거들은 골 폭죽으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18일 현재 K리그1 득점 순위표에 국내 선수들이 8명이나 버티고 있다.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류첸코(전북·7골)와 6위 뮬리치(성남·4골)를 빼면 득점 10위까지 모두 국내 선수들이 차지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득점 10위권에 한교원(전북)과 송민규(포항)를 빼면 8명이 모두 외국인 선수였던 것과는 정반대다.

토종 골잡이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제주 유나이티드 골잡이 주민규다. 주민규는 지난 4일 수원FC 원정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골(5골)을 기록해 득점 2위로 올라섰다. 주민규가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짠물 수비가 강점인 제주도 승점 사냥에 힘이 실렸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주민규는 2015년 서울 이랜드FC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 킬러본능이 깨어났다. 최전방 공격수로 큰 키(1m83)는 아니지만 수비수를 등진 상태로 골문을 노리는 슈팅은 K리그 최고 수준이다. 그가 K리그1 마지막 토종 득점왕인 정조국 제주 코치 (2016년·20골)의 조련 아래 다시 득점왕에 도전한다는 구도도 눈길을 끈다.

울산 현대가 자랑하는 양 날개 김인성과 이동준(이상 4골)은 2선 공격수의 득점 비중이 높아진 현대 축구의 변화에 일맥상통한다. 특히 김인성은 지난해 K리그 최고의 준족(시속 35.8㎞)으로 공인받은 선수로 올해는 골 결정력도 날카로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항 스틸러스의 송민규(4골)도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에 이어 한 단계 더 발전했다.

다만 축구 전문가들은 토종 골잡이들의 득세가 시즌 초반의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K리그를 압도할 만한 외국인 공격수들을 데려오는 게 쉽지 않았고, 데려온 선수들도 자가격리 등으로 시즌 초반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토종 골잡이들이 득점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오랜만의 일”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풍경이 유지된다면 한국 축구의 경쟁력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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