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일 정상 공동 견제에 반발.. 일본에 보복 경고

이귀전 2021. 4. 1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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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자회견장 가는 바이든·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는 로즈가든으로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미·일 정상의 ‘중국 견제’ 공동 대응에 대만, 홍콩, 신장 문제는 내정이라며 핵심이익을 건드리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다. 특히 중국 매체 들은 일본에 대해서는 ‘제 무덤을 파는 행위’라거나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표현을 써가며 보복을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7일 내놓은 성명에서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관심 사항을 엄중히 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며 내정 간섭과 중국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국가의 주권, 안전, 개발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도 각각 ‘핵심 이익’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시대를 역행하는 책동은 지역 국가의 민심을 거스르는 것으로 자기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제3자의 이익과 지역 국가들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해치고 아시아·태평양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일 중국대사관도 “중국이 국제질서 규칙을 위반했다는 미일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냉전적 사고방식에 따라 정치적 대립을 부추기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어긋난 것이고,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일본을 타켓으로 비난의 칼을 세웠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일본은 미국의 악랄한 정책의 아시아 최고 공범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다른 문제는 외교적 수완을 부릴 수 있지만,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제 무덤을 파는 것으로 개입 정도가 클수록 지불해야 할 대가도 클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글로벌타임스도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의 시도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일본은 중국과의 평화로운 관계를 해치려는 미국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며 “일본은 이번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일본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며 “이번 공동성명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전략을 위해 지역에서의 위기, 분열, 대립을 조성하려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유럽에 적극적으로 다가서며 미국 동맹국들의 대중국 포위망을 느슨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6일 저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가진 기후변화 관련 화상 정상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기후변화 대응이 무역 장벽의 구실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미일 정상이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위협을 거론하면서 안보, 기술 등 전방위 분야 협력을 강조한 가운데 나왔다.

또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새로운 발전 기회를 맞고 있다며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기업들에 대한 시장 개방도 약속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지난 15일 아란차 곤잘레스 라야 스페인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스페인이 유럽에서 중국의 중요한 협력 동반자라면서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무역 교류에서 진전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히말라여 산맥 인근에 있는 나라들과 규합해 ‘히말라야 쿼드’를 구성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지시간 16일 오후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DC 소재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 교도=연합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 옵저버연구재단은 중국이 네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이 참여하는 ‘히말라야 쿼드’를 실행해 미국 주도의 쿼드에 참여하고 있는 인도를 견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히말라야 쿼드’에 속하는 국가들은 일대일로 등을 통해 10년 넘게 중국의 지원을 받는 등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루고 있어, 대테러 훈련 등 군사 분야에도 교류를 지속적을 해왔다.

마노하르 파리카 연구소의 자가나트 판다 연구위원은 “중국이 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제도화하려는 장기적인 목표로 이들 국가들과 정기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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