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응진의 똑똑재테크] 재건축 기대로 주목받는 신탁업
최근 재건축 아파트 가격 급등세 등 감안 속도조절론도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재건축을 위한 정비사업 방식으로는 조합방식과 신탁방식이 있다. 신탁방식은 전문성, 자금력,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갖추고 사업기간을 조합방식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서울시 재건축 활성화가 기대되면서 신탁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주식 투자자라면 부동산 신탁사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로 5년간 18만5000호 공급 추진 동력 확보 등 '스피드 주택공급'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 시장은 재개발정비구역 지정 기준 완화, 주거정비지수제(주택 노후도, 세대밀도 등 물리적 요인과 주민동의 강도 등 사회적 요인을 고려해 지역을 평가하는 지수) 폐지, 용적률·층수 규제 완화 등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서울시가 재건축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Δ안전진단 강화 Δ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Δ분양가 상한제 Δ2년 실거주 의무 등 재건축 사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재건축 사업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국토부 소관인 안전진단을 통과했으면서 서울시 인허가 단계에서 멈춰선 곳들의 사업 속도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이 선거운동 기간 중 재건축 규제 완화 대상 지역으로 언급한 여의도, 압구정 등이 바로 건축심의나 정비계획 변경 등 서울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업지들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재건축 사업지는 172곳이며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서울시 심의·결정 과정에서 정체된 사업지는 51곳(29.7%)이다. 이들 51개 지역이 서울시의 재건축 활성화 추진으로 사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서울시 재건축이 활성화되면 수혜를 보는 업종 중 하나는 신탁업이다. 2016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으로 신탁사의 정비사업이 허용됐다. 사업비 조달이 쉽지 않아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단지의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서였다. 기존 조합방식 정비사업은 조합의 전문성과 자금력 부족, 의사결정의 복잡성 등으로 사업 지연 리스크가 있었다.
한 부동산 신탁사 관계자는 "'층수를 높일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다니깐 우리도 재건축을 추진해보자'는 기대가 높아지는 등 시장에 물건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신탁사가 자금 관리·집행을 투명하게 하고 시공사 선정 및 입찰, 초기 사업비 지원 등을 하기 때문에 일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조합방식 정비사업보다 사업이 빠를 수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신탁방식(평균 40개월)은 조합방식(75개월)보다 사업 기간을 약 36개월 단축시킬 수 있고, 그만큼 사업비도 절감할 수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은 단독으로 재건축을 수주하고 건설하는데 아직 큰 무리는 없지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자금 조달 기능을 갖춘 신탁사와 협력함으로써 더 많은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HDC그룹 계열 디벨로퍼인 HDC아이앤콘스는 대한토지신탁과 정비사업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신탁사 14곳의 수탁고는 총 277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6조9000억원(20.3%) 증가하는 등 사업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들 중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 등 2곳이 상장사다. 종가 기준 연초(1월4일) 대비로 보면 한국자산신탁 주가가 4790원으로 24.4% 상승했고, 한국토지신탁 주가는 2420원으로 18.3% 올랐다. 한국자산신탁은 2016년 말 수주한 '인천 작전 태림연립' 정비사업을 4년 만에 준공하며 신탁방식의 장점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탁방식 정비사업 사상 최초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를 재건축했던 한국토지신탁은 최근 서대문 북가좌 6구역(1903가구), 신림1구역(4063가구) 등 대단지 사업을 맡았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급등세를 감안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어 신탁사에 대한 투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집값 안정과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 추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오 시장의 고민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신탁사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높아지고 있지만, 곧바로 재건축 물량이 많아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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