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보유량 고작 사흘치".. 코로나 사태 속 헌혈 줄어 애타는 환자들

이은영 기자 2021. 4.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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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헌혈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혈액 수급이 1년 넘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작년 헌혈자가 18만명가량 줄었다"며 "관절수술 등 생명에 직결되지 않은 수술 등이 미뤄지면서 위급한 수준은 겨우 넘겼지만, 지금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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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보유량 3.1일분… 적정량 3분의 2도 안 돼

일부 지자체, 지역화폐 등으로 헌혈 독려… 전년대비 헌혈자 늘기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헌혈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혈액 수급이 1년 넘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남부혈액원 헌혈의집 건대역센터에서 시민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16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혈액 보유 상황은 ‘수급 부족’ 상태다. A형과 O형 혈액은 2.3일분밖에 남아있지 않았고, AB형 혈액이 4.7일분으로 가장 보유량이 많았지만, 이마저도 적정 보유량(5일분)을 밑도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2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작년 헌혈자가 18만명가량 줄었다"며 "관절수술 등 생명에 직결되지 않은 수술 등이 미뤄지면서 위급한 수준은 겨우 넘겼지만, 지금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지자체들은 상품권이나 지역화폐 카드 등의 지급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헌혈을 독려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는 작년에 서울 자치구 중 최초로 헌혈자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강동구 천호동 헌혈센터에서 헌혈하는 강동구민은 헌혈의 집에서 주는 사은품 뿐만 아니라 온누리상품권 1만원권을 1인당 연 3회까지 받았다.

경기 하남시의 경우 ‘지역화폐 하머니카드’ 1만원권 500장을 헌혈의집 하남센터에 지급해 헌혈을 장려했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헌혈의집 하남센터에서 헌혈한 시민은 총 1만628명으로 2019년 같은기간 대비 610명(6.1%) 증가했다.

이같은 적극적인 헌혈 독려 정책으로 강동구 천호동과 경기 하남시 헌혈센터는 코로나 사태에도 지난해 헌혈자 수가 전년대비 증가해 서울남부혈액원 11개 센터 중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서울대학교병원 전임의들이 헌혈 릴레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위급한 상황 속에서 소셜미디어(SNS) 등에 글을 올려 헌혈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다. 지난 6일 제주도에서 일어난 4중 추돌사고로 한 20대 여성이 중태에 빠져 그의 아버지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딸이 출혈과 긴급 수술 등의 이유로 피가 많이 모자라다며 지정 헌혈을 부탁했다.

이 소식을 접한 도민들이 헌혈에 나서면서 사고 피해자를 위한 혈액 4만2800ml가 모였다. 제주혈액원 관계자는 "평일 평균 70~80건의 헌혈이 이뤄지는데, 피해자의 아버지가 SNS에 글을 올리고는 하루만에 152명이 헌혈했다"고 밝혔다.

AB형이 우리나라 인구의 10% 수준으로 매우 적은 걸 감안하면, 반나절 만에 평소보다 10배 이상 많은 AB형 혈액이 모인 것이다. 현재 피해자는 시민들의 헌혈 도움으로 무사히 수술을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부족한 혈액량을 채우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에 협조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헌혈자가 늘어난 모범 지자체를 따라 다른 지자체 역시 헌혈에 적극 동참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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