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집밥의 소중함 되새겨준 '집밥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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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번, 일주일 21번, 한해 1095번.
지난 16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이데일리 포럼 행사의 주제를 '집밥'으로 잡은 것은 그래서다.
사전 행사로 진행한 '집밥포럼 백일장'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에게 집밥이 그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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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은영 소비자생활부장] 하루 3번, 일주일 21번, 한해 1095번. 우리는 습관적으로 먹고 마신다. 최근에는 무수히 많은 먹거리 가운데 코로나와 함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집밥’에 매몰돼 산다.
요즘처럼 집밥을 많이 먹은 적이 또 있을까. 레스토랑 음식도 집에서 배달해 먹고, 처량하거나 외롭게 느껴졌던 혼술·홈술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둬야하는 코로나 시대, 사람들은 집에서 밥심으로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집밥은 어떤 의미일까. 사전 행사로 진행한 ‘집밥포럼 백일장’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집밥’으로 이행시 짓기에 응모한 작품들이다.
‘집합금지니까 / 밥은 집에서’(임**, 이하 페이스북 이벤트 참가자 ID), ‘집밖을 나가는 게 두려워서 / 밥을 집에서만 먹어요’(이**), ‘집콕시간이 늘다보니 / 밥도 먹고 간식도 먹고 ’확찐자‘가 되었어요’(명**)
코로나로 달라진 ‘집밥 풍속’이 읽힌다.
‘집에 좀 들어와라 / 밥 해놨다’(M**), ‘집으로 들어가는 행복한 발걸음 / 밥은 엄마이자 사랑입니다’ (김**)
누군가에게 집밥은 ‘그리움’이자 ‘사랑’이었다.
‘집요하게 건드려도 좋은데 / 밥그릇은 건들지 말자’(올*), ‘집에 가면 뭐하나 / 밥도 없는데’(김**), ‘집사람이 말했다 / 밥은 먹고 들어와 좀’(김**)
밥벌이의 고단함, 괴로움도 엿보인다.
특히 병마와 맞서 싸우는 한 지인의 말은 묵직했다. 그는 자신에게 ‘집밥’은 ‘전투식량’이라고 했다. 그날그날의 몸 상태에 맞춘 집밥이 곧 생명줄이라는 것이다. 그는 “편히 누워 잠을 청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의 소중함을 몸이 아프고 난 뒤 알았다”며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말도 했다.
종합해보면 이렇다. ‘집밥으로 건강과 맛은 더하고, 힘들었던 하루의 고단함은 덜어내고 / 밥심으로 일상의 행복은 곱하고, 따스한 온기를 집밥으로 나누고’(갸*)
친구나 가족 등 가깝게 붙어 지내는 사람일수록 관심이 덜해지고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우리에게 집밥이 그랬는지 모르겠다. “밥은 먹었니?” “밥 한 번 같이 먹자!” 같은 정겨운 인사가 더욱 절실하게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이번 강연에서 한국인의 밥상을 대표하는 매운맛을 중심으로 ‘집밥’의 역사를 이야기한 임규태 박사는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를 각색해 청중에게 물었다.
“떡볶이(집밥) 함부로 무시하지 마라 / 너는 누군가를 한번이라도 울려본 적이 있느냐”
간편식, 밀키트, 배달음식 등 집밥의 형태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집밥은 집밥이다. 우리 가족이 먹는 음식이어서 더 건강하고, 세상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밥이어서 더 맛나다.
최은영 (eun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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