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공수처 내실있는 진용 구성부터" 검찰개혁 속도조절 주장
"법사위원장직 넘겨주긴 어려워
이를 제외한 원 재구성 논의 가능
정치는 민심서 시작, 민심서 끝나
무주택 대출 90%까지 올릴 필요"
"자기 의견과 다르다고 좌표 찍어"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비판도
오는 5월2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설 송영길 의원이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출범한 지 세달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조직 구성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첫발로 공수처가 내실 있는 진용을 갖추고 수사에 들어가는 것부터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그 이후 여론을 수렴하며 계획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요약되는 민주당의 검찰개혁 시나리오에 속도조절을 주장한 것이다.
송 의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다”며 “실속있는 개혁“을 강조했다. 중단 없는 언론·검찰 개혁을 강조한 윤호중 새 원내대표와는 결이 다른 주장이다. 그러나 송 의원은 “윤 원내대표와 30년이 넘은 친구다. 윤 대표와 송영길의 조합은 각각 안정과 쇄신이다. 잘 맞을 것”이라며 상호보완 관계라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 당선으로 공석이 된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원구성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겨주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법사위원장이 아니라면 (원 재구성을) 논의해볼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의힘이 협상을 할 자세가 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보선 참패와 지지율 하락으로 정권재창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송 의원은 “민생 현안이 해결돼야 (시민들한테) 정권을 달라고 할 수 있다. 선거 기술만 가지고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돌아선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안으로는 △코로나19 피해 업종 우선 지원을 통한 빠른 경제회복 △공공주택특별법 입법 지원과 부동산거래신고법 등을 통한 투기근절 △뉴딜정책을 통한 일자리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주택을 소유하고 일반 시민이 조합원으로 주거권을 가지는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90% 은행대출 이자는 임대료 형식으로 매달 지불하는 방식이다. 무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도 내비쳤다. 그는 “2·4대책으로 공급이 확대되면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을 60~80%까지 상향하고, 장기 주택모기지에 한해서는 그 기준을 70~90%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 참패는 “민심이 민주당의 오만을 한편으로 지적했다”고 규정했다. 이어 “낮은 자세로 경청하는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 더 이상 (오만하다는)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변화시키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선거 패배를 불렀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는 민심에서 시작해서 민심에서 끝난다. 그 기본에 충실하도록 노력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며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내 쇄신을 요구하는 초선 의원들을 향한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에 대해서는 “자기 의견과 다르다고 좌표를 찍어서 문자폭탄을 보내는 것은 의견이 다르다고 공격하고 입을 닫게 만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경쟁자인 우원식·홍영표 의원과의 차이점이 뭐냐고 묻자 “계보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공격할 수도 있지만 장점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대선 국면에서 갈등이 클 텐데 (당 대표 후보 중) 누가 가장 공정하게 할 것 같은지 이재명·이낙연·정세균한테 물어보시라. 송영길은 계보에 의존하지 않고, 법률가 출신으로서 원칙을 지키며 야합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재야 출신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멤버인 우원식 의원과 친문 주류인 홍 의원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인천시장을 지내고 5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의원은 당권 도전만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송영길은 50대이자 인천시장까지 경험한 사람인 반면, 두 분은 60대이고 행정 경험을 하지 못했다”며 “나는 국제적인 외교 능력까지 있다. 나이는 젊고 경험은 많다”며 웃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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