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많이 뛴 지역 與의원들 "부동산세 완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관련 세금 완화 등 정책 수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해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고 실수요자 대출 규제도 완화하자는 주장이다.
정부와 민주당 지도부는 재·보선 이후에도 부동산 정책 기조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미세 조정’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집값 상승 폭이 컸던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지역구로 둔 일부 의원이 앞장서 부동산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나온 것이다. 정치권에선 “성난 지역구 민심을 의식한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서울 마포을이 지역구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1주택자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초과’로 높이고, 재산세 인하 기준은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조정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 합산액 12억원 이하인 2주택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면제하는 내용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 친문(親文)으로 꼽히는 정 의원은 지난 9일 재·보선 패인을 ‘세금 문제’로 꼽으며 “종부세, 1인 가구 세금 등의 섬세한 손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2018년 12월엔 “종부세 해당자는 강남 몇 명밖에 안 되는데, ‘세금 폭탄’이라고 한다”며 “지지자들이 적극 옹호·방어해야 한다”고 했었다.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은 15일 “반성은 부동산 정책 전환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1주택자 재산세 인하’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 완화’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그는 “청년 등에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40%를 최소 60%까지 완화해주고, 서민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 이상 인하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노원갑의 고용진 의원은 지난달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과 관련, “공시가격이 20% 올랐다. 납득이 되겠느냐”고 했다.
부동산 정책 수정을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 지역구는 최근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크게 높아진 곳이다. 지난달 정부 발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34.7%)와 도봉구(26.2%) 등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년 새 급등했다. 마포구와 성동구도 공시 가격 상승에 따라 전용 59㎡(20평대) 아파트를 가진 상당수 1주택자까지 종부세를 내야 할 상황이 됐다.
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에선 오세훈 서울시장(59.8%)이 박영선 후보(37.2%)에게 20%포인트 넘게 앞섰고, 마포구에서도 약 15%포인트 우세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초강세 지역인 노원·도봉에서도 약 12%포인트나 앞섰다.
민주당 의원들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반기를 든 사례는 작년에도 있었다. 정청래 의원은 작년 8월 정부가 공공 임대주택 공급 대상지에 마포를 포함하자, “상암동 주민들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반발했다. 노원구가 지역구인 우원식·고용진·김성환 의원도 “정부가 택지 공급을 위해 육사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민들 우려가 깊다”며 유감을 표했다.
당 차원에서 부동산 정책 수정을 검토하는 가운데 송영길 의원 등 당대표 후보들도 ‘무주택자 LTV 90%’나 ‘대출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광재 의원도 이날 종부세 기준 상향과 관련, “(상위) 1%에 맞추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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