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템포 조절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4.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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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커제 九단

<제7보>(71~84)=바둑판 위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대립 개념은 ‘실리’와 ‘세력’이다. 각각 현찰과 잠재력을 상징하는 이 두 개념은 동행하는 법 없이 항상 충돌한다. 훗날 신민준은 “커제가 실리를 많이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아 집에 많이 신경 쓰며 두었다”고 했다. 반대로 커제는 신민준의 펀치력을 의식, 두터움을 견제하는 전략을 들고나온 느낌이다.

71은 누가 보아도 요충지. 백에게 이곳 한 방을 맞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75까지 커제의 일관된 세력 작전이다. 그러나 71보다 더 급하고 좋은 자리가 있었다니 바둑은 역시 어려운 게임이다. ‘가’의 곳이 우중앙 흑세를 키우며 좌변 백진을 지우는 요소. 백이 71로 단수 치면 손을 빼 흑 ‘나’와 백 ‘다’를 교환 후 80을 차지하는 게 최선이었다는 결론이다.

76과 77의 교환은 백이 기분 좋다. 이어 7분 만에 달려간 78이 실리와 두터움 양면에서 반상 최대처였다. 80은 형세를 유리하게 보고 템포를 조절한 수로, 사실은 참고도 1이 대세점이었다. 이하 5까지가 예상되며 백의 우세다. 실전은 81, 83으로 흑이 하중앙을 경영하는 구도가 됐다. 신민준은 84의 빈삼각으로 흑의 신경을 긁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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