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확보 급하지 않다"던 기모란 靑방역기획관 임명 논란

김성규 기자 2021. 4. 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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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청와대가 발표한 대통령비서실 방역기획관 신설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방역기획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 기획관은)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발언을 여러 번 했다"며 "전문가들로부터 '자기 분야 학문을 배신하면서까지 정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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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치방역 선언.. 임명 철회해야"
윤희숙 "학문 배신하면서 정권 대변"
의협회장 "정부결정 정당화 발언 많아"
'질병청 옥상옥' 혼선 우려 지적도
기모란 교수. 동아일보DB
16일 청와대가 발표한 대통령비서실 방역기획관 신설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옥상옥’ 우려와 함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임명을 놓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백신을 조기 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등 정치방역 여론을 주도한 기 교수를 기용한 것은 정치방역을 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기 교수가 일반 국민을 혹세무민했다”고 역설했다. 윤 의원은 방역기획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 기획관은)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발언을 여러 번 했다”며 “전문가들로부터 ‘자기 분야 학문을 배신하면서까지 정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기 기획관은 지난해 11월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국은 지금 일단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백신 구매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발언했다. 또 같은 해 12월 10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예방접종을 먼저 해서 이런저런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나라한테는 고맙지만 우리가 직접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상황을 충분히 보고 접종해도 된다는 뜻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초기에 중국발 입국자를 막지 않고, 백신 확보를 서두르지 않는 등의 정부 결정을 기 기획관이 정당화하는 발언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방역기획관이 신설되면서 질병관리청(질병청) 중심의 기존 업무체계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질병청에 대한 불신임과 경고의 의미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방역기획관이) 질병청 등을 뒷받침하는 대신에 정치적으로 통제하려 들면 ‘옥상옥’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전문가 의견을 듣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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