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이 꺼낸 '남녀평등 복무제'에 남녀 모두 "비현실적", "공수표"
박 의원의 이같은 제안은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에게 몰표를 준 ‘이대남(20대 남성)’들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대남들은 “공수표”, “이왕 하려면 제대로 복무시켜라”라고 비판했고, ‘이대녀’(20대 여성)들은 “국회의원 밥 그릇 챙기기용”, “그런다고 이대남이 돌아올까”라고 반발하는 등 양쪽 모두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젊은 남성들 “현실적으로 불가능...할거면 제대로 시켜야”
18일 2030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는 박 의원의 이러한 주장에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과 “이왕 할 거면 남녀 평등하게 복무시켜라”는 의견이 많았다.
박 의원의 주장을 담은 기사를 공유한 글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공수표를 날리는 것 같다”는 댓글과 “군복무 처우 개선은 대찬성이나 남녀 평등하게 군복무시키고 예비군·민방위 받게하라”는 댓글이 이용자들의 지지를 얻어 베스트 댓글로 뽑혔다.
박 의원의 제안이 ‘끼워팔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표면적으로 보면 20대 남자들을 위한 법안처럼 보이는데 실상은 국회의원 증원에 대통령 개헌 등 사실상 실현불가능한 법안을 같이 끼워팔기 하는 것 같다”며 “보여주기식 표심만 돌리면 바로 입 닫고 다시 없던 일로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의원이 제안한 여성의 의무복무 수준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에펨코리아‘ 이용자는 “화기사용법이나 기초체력훈련 같은 건 여자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안 가는 것보단 낫겠지만 100일은 좀 짧고 최소한 6개월은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20대 여성들 역시 “남녀평등을 떠나 20대 남성 표심 잡으려는 비현실적 주장”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날 2030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뷰티는 파우더룸’에는 박 의원의 제안이 담긴 글에 비판적인 댓글들이 달렸다.
한 이용자는 “저러면 20대 남성들 지지율이 올라가나”라며 “의원들이 나라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밥그릇 챙길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는 한국은 현재 휴전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박 의원이 주장한) 모병제를 하기엔 북한이 너무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의원의 주장에 조건부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여성 징병 반대가 아니라 시기와 여건이 중요하다”며 “군대 장성 중 여자로 40% 이상으로 채워지면 찬성한다”라고 밝혔다. 또 임신·출산·육아 등의 책임과 부담이 여성에게 쏠리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 부분에 대한 남성들의 역할 변화도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여성들 역시 취업과 승진에 어려움을 겪고 남성보다 경력단절 위험이 큰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군사훈련’ 제안에 대해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100일 훈련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 차라리 그 비용으로 군인들 복지에나 힘써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편 오는 19일 출간되는 박 의원의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는 ‘대한민국을 바꾸려는 도전과 용기’라는 부제가 달렸다. 박 의원은 저서에서 “여성의 군 복무를 통해 의무복무 기간은 대폭 줄이되 병역 대상은 넓히는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병역가산점 제도를 둘러싼 불필요한 남녀 차별 논란을 종식할 수도 있고, 병역 의무 면제 및 회피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무책임한 정치인을 퇴출하고 국회의 질(質)을 높이려면 오히려 증원을 통해 경쟁을 이끌어야 한다”며 국회의원 증원을 제안하기도 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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