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돕겠다" 9천만 원 모금하고 10%만 전달
[앵커]
200마리가 넘는 유기견을 보호해 오다 최근 철거명령이 내려져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된 유기견 보호소가 있는데요.
이 보호소를 돕겠다며 한 사회적 기업이 후원금 9천만 원을 모금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보호소에 입금된 돈, 턱없이 적었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곳 유기견 보호소는 부지 임대 기간이 끝나 가면서 지난해부터 한 사회적 기업이 이전 비용 후원에 나섰습니다.
후원금을 내면 기념품을 제공하고, 수익금은 유기견보호소 이전에 쓰기로 했습니다.
[박정수/아지네마을 소장 : "원가만 빼고 땅 구입자금으로 펀딩을 한 번 했으면 어떻겠냐고 그래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2천여 명이 약 9천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올해 초 보호소 철거 명령이 떨어졌고 이전이 급해 후원금을 쓰려고 문의하자 해당 기업과 연락이 끊겼다고 보호소는 설명합니다.
[유숙명/아지네마을 봉사자 : "(이사들의) 동의를 얻어야만 줄 수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는 전화를 안 받아요, 그다음부터는."]
사회적 기업은 지난달 후원금을 입금했습니다.
970만 원, 전체 후원금 9천만 원의 10% 남짓입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후원자들도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후원자 : "사람들은 이 금액의 10%, 20%를 기대한 게 아니라 최소 50% 이상은 갈 거라고 예상하고 보내잖아요."]
해당 기업이 스스로 공개한 비용 처리 내역입니다.
후원 글을 올리기 위한 사진을 촬영하고 편집하는데 700만 원 가까이 지불했습니다.
각종 협찬과 마케팅 관련 인건비에 천백여만 원 썼습니다.
교통비, 회의비와 세금까지 모두 후원금으로 비용 처리했습니다.
[김경률/회계사 : "혹여라도 과도하게, 이 사업과 관련 없는 지출들을 마치 여기서 발생한 것처럼 해서 초과지출을 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 측은 후원자들에게 줄 기념품 제작 비용 등은 공제해야 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지난해 이미 5백만 원을 지급했다고도 밝혔습니다.
경찰은 아지네 마을로부터 사기 혐의 고소장을 접수한 뒤 관련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최창준
조혜진 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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