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코로나19 사망자 300만명..'죽음의 불평등' 커진다
접종격차, 변이 바이러스 확산 기회 늘려 전 세계 위협 우려
[경향신문]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300만명을 넘었다.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대유행을 선언한 지 1년1개월 만이다. 백신 접종 격차로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의 사망률 격차도 커졌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17일(현지시간)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302만명으로 집계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사망자가 5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브라질(37만명), 멕시코(21만명), 인도(18만명), 영국(13만명), 이탈리아(12만명) 순이었다.
전 세계 누적 사망자 수는 미국 시카고 전체 인구(270만명)나 인천시의 인구(290만명)에 맞먹는 규모다. 사망자는 지난 1월부터 주춤하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하루 평균 1만2000명씩 사망하고 있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억4100만명을 넘었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후 각국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 영국, 미국 시민들은 조금씩 과거의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영국은 지난 12일부터 야외 음식점과 술집 운영을 재개했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4일 가족과 친구 간 소모임을 허용할 계획이다. 지난 1월 하루 4000명대에 달하던 미국의 사망률은 점차 줄어 최근 수백명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저소득 국가들은 의료체계 붕괴에 직면했다. 특히 인도와 브라질의 확산세가 미국을 추월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15일부터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인 2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사망자가 3000명에 이르는 브라질에서는 전 세계 사망자의 4분의 1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 보급 덕분에 사망률이 크게 줄었지만, 부유하지 못한 국가에서는 사망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초기 방역에 실패했던 미국과 영국 등이 백신 접종에 올인해 감염률을 낮추고 일상 회복에서 앞서가고 있는 반면 한국, 대만, 뉴질랜드 등 모범 방역국들은 백신 전쟁에서 뒤처지면서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특징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백신 접종 격차로 국가 간 사망 불평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전 세계에 배포된 코로나19 백신 7억회분의 87%는 부유한 국가가 차지했다고 밝혔다. 부유한 국가에서는 4명 중 1명이 백신을 맞았지만, 가난한 국가에서는 500명 중 1명만 맞았다. WHO가 백신을 공정하게 분배하려고 출범시킨 ‘코백스 퍼실리티’는 선진국들의 비협조로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코백스가 지금까지 100개국에 전달한 백신 4000만회분은 전 세계 인구의 0.25%밖에 감당하지 못한다.
백신 불평등은 대유행 종식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스탠퍼드대 면역학 교수인 말리 풀렌드란은 “접종 격차는 변이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기회를 늘리기에 세계에 위협이 된다”면서 “한 국가의 모든 사람에게 접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전 세계 인구에게 접종하지 않으면 전염병을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야 공감, 코로나 영업손실 보상 법제화 급물살…소급 적용 여부엔 이견
- 기모란 청 방역기획관 역할 모호…‘방역과 정치’ 사이 기대와 우려
- '인도 변이' 국내 유입...입국자 9명 확진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이재명, 김혜경 선고 앞두고 “희생제물 된 아내, 죽고 싶을 만큼 미안”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