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우주전쟁, 머스크가 베이조스 이겼다
지구 최고 부자들의 우주전쟁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제쳤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6일(현지 시각) “2024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달 착륙선의 개발 사업자로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모에는 스페이스X와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방산기업 다이네틱스가 입찰했다. 뉴욕타임스는 “스페이스X는 NASA의 유인 우주 프로그램 파트너 가운데 가장 빛나는 존재가 됐다”고 했다. 반면 NASA에서 계약을 따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려던 블루오리진과 베이조스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머스크의 스타십, 달 착륙선으로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을 시작으로 모두 12명의 아폴로 우주인이 달을 밟았지만, 1972년이 마지막이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인류를 달에 다시 보내는 NASA의 계획으로 350억달러(약 39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인이 아닌 사람들과 여성을 처음으로 달 착륙자에 포함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지구에서 곧바로 달로 가던 아폴로 우주선과 방식이 다르다. 차세대 로켓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실려 발사된 우주선(오리온)은 달 궤도에 있는 우주정거장으로 간다. 이후 2명의 우주인이 달 착륙선으로 갈아타고 달에 내려가 일주일간 탐사한 뒤 우주정거장에 돌아와 다시 ‘오리온 우주선'으로 지구로 귀환한다. 더 많은 사람을 안정적으로 달에 실어 나르기 위한 방법이다. NASA는 보잉과 함께 SLS를, 또 록히드마틴과는 오리온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루나 게이트웨이’로 불리는 우주정거장은 유럽연합·일본 등 20국이 공동 개발한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달 착륙선은 민간에 맡기기로 하고 이번 공모를 진행했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은 전혀 다른 방식의 착륙선을 제안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선과 추진체를 함께 묶은 일체형 우주선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내놓았다. 스타십은 화성 탐사용으로 스페이스X가 개발하고 있는 우주선으로 현재 비행과 착륙 시험이 한창이다. 높이가 50m로 다수의 우주인과 대형 탐사선 로버(rover)도 실을 수 있다. 블루오리진은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조립이 가능한 모듈형 착륙선을 개발했다. 착륙선과 귀환선이 분리되는 형태이다. 다이네틱스는 달 궤도에서 공중 급유를 할 수 있는 착륙선을 제안했다. 지구에서 발사할 때의 무게를 줄일 수 있어 발사 비용이 적게 든다.
NASA는 스페이스X의 ‘경험과 경제성’을 높이 샀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 NASA 우주인을 실어나르고 있다. 또 로켓과 연료통, 우주선을 모두 수거해 재활용하는 기술로 발사 비용을 기존의 절반 이하로 낮췄다. NASA는 “우리의 달 착륙 계획은 화성이라는 거대한 다음 도약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2024년 화성 탐사선을 발사하고 장기적으로 화성 이주지를 건설하겠다는 머스크의 꿈이 NASA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베이조스, 핵추진 로켓으로 반격 준비
세계 1·2위 부자인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각각 2000년과 2002년에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를 세웠다. 우주 개발이 오랜 꿈이고, 막대한 사재를 아낌없이 쏟아부어 우주선을 개발했다는 점도 닮았다. 현재까지는 유인 우주비행까지 성공한 머스크가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블루오리진은 올해 첫 유인 우주비행을 시도한다. 베이조스는 반전을 노리고 있다. 미국 CNBS는 16일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2025년 발사할 핵추진 로켓을 설계할 기업으로 블루오리진, 록히드마틴을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현재의 로켓은 액체수소와 등유 등을 연료로 쓴다. DARPA는 “핵분열에서 나오는 열과 에너지를 활용하는 핵추진 로켓이 개발되면 추진력과 연료 효율 모두 현재의 로켓을 크게 앞설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화성까지 7개월이 걸리지만, 핵추진 로켓으로는 45일~90일 정도면 된다. 만약 블루오리진이 핵추진 로켓을 상용화하면 달은 물론 화성 탐사 경쟁에서도 일거에 스페이스X를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로 소형화와, 방사선에서 우주인을 지키는 안전성 확보가 관건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친명 조직, 지지자 ‘총동원령’에... 與주진우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
- 시총 1위 엔비디아, 20일에 실적 공개되는데
- 법원, ‘피의자 모친 성관계 요구’ 경찰에 2심서 감형 “합의된 점 고려”
- [크로스워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영어 약자는?
- “약 8알 먹어도 두통 안 사라져”… 토니안, 우울증·대인기피증 고백
- 光州 140억 문화센터 800m 옆 450억 문화센터 건립…국토부 ‘퇴짜’
- [속보] 金여사 특검법, 국회 본회의 세번째 통과…여당 표결 불참
- 쿠팡 김범석, 1500만주 매각... 4800억원 현금화
- HD Hyundai promotes Chung Ki-sun to Senior Vice Chairman amid executive reshuffle
- 부산 오시리아관광단지에 5성급 ‘신라 모노그램’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