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서예지, 의혹 트라우마에 떠는 엔터업계

한현정 2021. 4. 1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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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갑질·학력조작..자고나면 터지는 의혹에 곤혹
"문제 터질 때 헐뜯기보다 머리 맞대야"
"학습효과..계약서 촘촘해질 것"
배우 서예지, 지수 사진I스타투데이DB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얼마 전 신인 배우 영입을 위한 오디션을 진행했다. 꽤 괜찮은 친구들이 몇몇 눈에 들어왔지만 일련의 사태로 인해 불안감이 컸다. 면접을 진행하는데 과거사에 대해 제일 먼저 묻게 되고 사생활 영역에 대해 깊이 질문을 던지니 서로 민망해지더라. 하지만 요즘 같아선 개성이 강하고 끼가 많다고 덜컥 영입하기가 무서워진다. 예전 같으면 어떤 독특한 면이 보이면 이끌렸지만 이제는 그 이면에 존재할 수 있는 리스크, 사생활 문제가 더 걱정된다. 계약서에도 개인사로 손해를 끼쳤을 시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지 관련 조항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이 크다. 경계가 너무 모호하다. 아티스트와 회사 간 신뢰가 가장 우선시 돼야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연예기획사 임원 A씨)

최근 연예계를 강타한 '의혹' 폭로에 업계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수, 서예지 다음엔 또 누가 무슨 일이 터질지 의혹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호소하는 관계자들이 늘고 있다.


서예지, 김정현 가스라이팅 논란→학폭·학력조작·갑질 의혹까지

김정현, 서예지. 사진|스타투데이DB
동갑내기 라이징 스타 배우 서예지와 김정현(이상 31)을 둘러싼 논란이 4월 연예계를 뒤덮었다. 열애 결별 결혼 이혼도 아니고 상대방을 조종한다는 가스라이팅이라는 새로운 의혹이 시작이었다. 김정현 서지혜의 열애설로 시작된 이슈는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김정현의 전 연인 서예지의 조종설 의혹을 보도하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파문이 일었다.

서예지의 경우 사태가 심각하다. 김정현을 비롯해 추가로 지목된 유노윤호까지 가스라이팅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가스라이팅' 검색이 부쩍 늘었을 정도다. 서예지 측 주장대로 연애하는 배우들 사이 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김정현이 드라마 '시간'에서 하차하며 큰 피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사생활로 선을 긋기 어렵다.

여기에 학폭(학교폭력), 스태프 갑질, 학력조작이 차례대로 터졌고, 이 가운데 과거 거짓 인터뷰도 논란이 됐다. 언뜻 지난 연애사와 조종설 등 사적인 화두가 주목을 끌었지만 실상은 그가 평소 촬영장이나 관련 종사자에게 했던 일련의 언동들이 누적돼 폭로되면서 이미지에 직격타를 입은 것.

결국 차기작 출연은 어렵게 됐고, 그녀가 주연을 맡은 신작 영화는 주연 배우 없이 작품을 홍보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이르렀다. 아니 오히려 주연 배우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최대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정적 여론이 작품에 대한 거부감으로, 보이콧으로 이어질까 두려워서다.

김정현도 마찬가지다. 2018년 도중하차한 드라마 ‘시간’에서 보여준 불성실한 태도와 비매너, 중도 하차 등은 공적인 잘못이라는 게 자명해졌다. 김정현이 뒤늦은 자필사과문을 내놓았지만 비난 여론은 여전하다.

이번 사태로 그가 출연했던 tvN '사랑의 불시착', '철인왕후'에도 후폭풍을 남겼다.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요즘은 OTT 등 다양한 형태로 작품들을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수·박혜수 학폭 논란 계속...주연 교체·편성 불발, 제작사 30억 소송·KBS 발동동

배우 박혜수, 지수. 사진IKBS
최근 아이돌에서 배우들까지 연예계를 강타한 학폭은 사회적으로 가장 크게 비판 받는 이슈다. 사실로 드러나면 사실상 연예계를 떠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혹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꼬리표가 남는다.

지수의 학교폭력 인정으로 드라마 방영 중 주연 배우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맡은 KBS 사극 '달이 뜨는 강’의 경우 지수 대신 나인우로 주인공을 교체해 모든 분량을 재촬영하는 피해를 입었다. 다행스럽게 위기를 넘겼지만 피해는 막대했다. 제작사가 지수의 소속사에 30억 규모의 손해배상청구를 하며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혜수도 학폭 논란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했다. 그녀가 여주인공을 맡은 KBS 드라마 '디어엠'은 지난 2월 26일 첫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논란으로 방송이 무기한 연기됐다.

학폭 의혹을 부인한 박혜수는 현재까지도 그녀에게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을 고소하고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 건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는 관계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KBS는 ‘디어엠’의 후속 작이었던 ‘이미테이션’을 대체 편성했다. '디어엠'이 8월 편성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여전히 장담할 수 없다.

그런가하면 TV조선의 간판 예능 ‘아내의 맛’은 함소원의 조작 논란으로 프로그램이 시즌 불명예 종영했다. 과연 제작진이 정말 몰랐을지 의문이 남지만, 함소원이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현재 유행인 관찰 리얼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는 한껏 떨어진 상태다.


사회적 이슈 포함 계약서 시대에 맞게 재정비 돼야...그래도 결국 사람 일, 머리 맞대야

서예지·김정현·서예지 신작 포스터·박혜수·지수·함소원(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INEW· CJ CGV·KBS·함소원SNS

연초 연예계를 강타한 '의혹' 폭로 쓰나미에 업계 관계자들의 고민과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배우들과 계약을 할 때 물어본다고 다 확인이 되는 문제가 아닌데다, 학폭 등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된 손해가 어마어마 하기 때문이다.

배우들이 몸 담고 있는 연예기획사 대표 B씨는 "시대가 변하고 연예산업이 커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부작용 같은 것도 있다. 기업화 되고 전문화되면서 관리부서가 많아졌지만 사실 아티스트와 거리는 더 멀어졌다"면서 "예전에는 소속 아티스트가 제대로 학교 생활을 못하기 때문에 직접 학교를 찾아갔다. 가족 외 가까운 지인과의 관계도 당연히 잘 알고 있었고, 심리적 거리도 가까웠다. 물론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케어나 검증도 지금보다 더 잘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획사도 관리에 있어 초심이 변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소속 아티스트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고 이를 나누는 관계가 아닌가. 지금보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철저한 자체 검증이 필요하다. 알면서 숨긴 것도 문제고, 모르는 건 더 큰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등 작품과 함께 배우들 홍보를 담당하는 홍보대행사 D씨는 "고객(방송국이든 기획사든)에 문제가 생겼을 때 최대한 시간을 벌어주고, 보다 부드럽게 사안에 대해 중재하고 언론 대응에 신중하고도 빠르게 대처하는 게 업무지만 요즘 같은 문제들은 그저 함구하는 수밖에 없다. 굉장히 사적인 영역이라 정확한 팩트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담백하게 공식입장만 전달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티스트 논란으로 인해 방송사나 기획사 제작사 모두 직격타를 입기 때문에 정말 안타깝다. 모두가 피해자지만 실질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최근 터진 배우들의 과거 이슈는 제작사나 방송사에 금전적 손실을 입히며 2차 갈등으로 확산된다.

제작사 관계자 C씨는 "정말 요즘처럼 난감할 때가 있었나 싶다. 전반적으로 각계 재정비가 절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공하는 계약서 양식이 있다.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거나, 개인사유로 피해를 끼쳤을 시 개인이 책임져야 할 조건이 있긴 하다. 그런 부분이 하지만 현실 적용에 어려운 부분이 많아 보다 실정에 맡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안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캐스팅 디렉터'라는 게 존재하지 않나. 이들 또한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답게 일해야 한다. 현재 관련 책임자들이 대부분 피하고만 있는데 그런 태도는 안타깝다. 사실 결국 누가 더 많은 피해를 보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피해자인데 이런 때일수록 갈등이 생길시 위에 언급한 계약서라던가 당사자들끼리 합의해 가장 합리적인 협의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 플레이를 통해 우위에 선점하려는 모습도 같은 업계 관계자로서 보기 좋진 않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오히려 힘을 합쳐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했다. 문제가 생기고 나면 해결하려고 머리를 맞대기 보다 손해를 피하기 급급한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신생 기획사 대표 E씨는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둘러싼, 특히 학폭 등 오래 전 논란의 경우 소속사에는 천재지변 같다. 소속사가 그것을 온전히 짊어지고 간다는게 불가능한 일"이라며 "방송사 제작사 소속사 등 모두가 손해를 입고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대처가 정말 어렵다. 서로가 한 발짝 씩 양보하고 최대한 리스크를 함께 극복하려고 해야 해결의 지름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도박 음주운전 폭행 등 사건 사고의 경우 자숙하며 활동을 중단하는게 수순이었다. 최근의 학폭, 인성, 조작 논란 등은 그런 가이드라인이 아예 없는데다 실제 범죄보다도 더 무서운 여론 재판을 받는다. 학폭 꼬리표가 달리면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전속 계약서가 더 세분화 되고 촘촘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작사 방송사와 기획사 간 계약도 손해 배상 부분이 더 명료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결국 '사람의 일'인 연예계 일이 계약서로 다 정리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오래 기획사를 운영해온 F씨는 "급하고 어려울수록 차분하고 현명해져야 한다"며 "시대에 맞게 계약서가 달라지고, 대응이 변화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문제가 터졌을 때 해결책을 찾기 보다 갈등한다면 업계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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