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보상 어떠세요? "검색하느라 피곤" "몇백원도 큰돈"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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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이 가전제품처럼 고가도 아닌데 쿠팡이나 다른 마트와 가격을 따져가면서 사는 건 너무 피곤해요."
이어 "급하지 않은 건 마트에서 사는데 보통 생필품이 가전제품처럼 고가도 아니지 않나. 몇 십원, 몇 백원 쿠팡과 하나하나 가격을 따지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마트가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을 정조준해 '최저가 보상제' 카드를 꺼내 들자 마켓컬리, 롯데마트도 '쩐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약 1시간 동안 이마트 은평점에서 최저가 보상제 상품과 쿠팡의 판매가격을 비교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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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롯데마트 은평점은 주말을 앞두고 장을 보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수산코너와 과일코너에서는 특가를 알리는 목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매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가공·생활용품 진열대 곳곳에는 '500개 상품에 대해 엘포인트(L.POINT)를 5배 적립해준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매장에서 만난 고객 대부분은 할인행사에 무관심한 듯 카트에 물건을 담았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30대 여성고객은 "생수나 휴지처럼 부피가 큰 물건을 사거나 당장 급하게 아이 기저귀가 떨어졌을 때는 쿠팡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급하지 않은 건 마트에서 사는데 보통 생필품이 가전제품처럼 고가도 아니지 않나. 몇 십원, 몇 백원 쿠팡과 하나하나 가격을 따지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라고 전했다.
유심히 안내판을 들여다보는 고객도 있었다.
50대 여성고객은 "롯데 포인트(엘포인트)는 영화관이나 백화점에서도 적립할 수 있고, 쓸 수 있는 곳도 많아서 금방 모으고, 또 금방 현금처럼 쓴다.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마트랑) 똑같이 싸게 파는데 포인트 적립을 5배 해주면 당연히 포인트 받으러 롯데(마트)에 계속 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유통가에서는 최저가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마트가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을 정조준해 '최저가 보상제' 카드를 꺼내 들자 마켓컬리, 롯데마트도 '쩐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가공·생활용품 500개를 골라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보다 비싸면 차액을 'e머니'로 보상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15일부터 이마트가 선정한 500개 상품을 이마트와 같은 값에 판매하고, 포인트 5배 적립 혜택을 더했다.
이마트 은평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주말에 대비해 장바구니를 채우려는 고객들로 붐비는 가운데 가공·생활용품 진열대 곳곳에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이라는 빨간색 문구가 붙어 있다.
생활용품 코너 판매직원은 "아직은 최저가 보상제를 물어보거나 실제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물건을 고르면서 가격표를 자세히 보거나 휴대폰으로 가격비교를 하는 고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약 1시간 동안 이마트 은평점에서 최저가 보상제 상품과 쿠팡의 판매가격을 비교해봤다. 우선 이마트 상품과 쿠팡 로켓배송 상품은 대부분 판매단위가 달라 단순 비교가 쉽지 않았다. 같은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은 쿠팡과 가격이 같거나 더 저렴한 것이 많았다.
기자는 이날 이마트에서 '매일바이오 플레인 저지방 요거트'(450g)를 2970원에 샀다. 같은 시각 쿠팡 판매가(2260원)를 확인하고, 다음 날 오전 이마트 앱에서 차액(710원)에 대한 보상신청을 했다. 하지만 '모든 상품을 최저가로 샀다'는 문구가 떴다. 재차 확인해보니 해당 상품은 쿠팡의 '로켓와우(유료 멤버십 회원)' 전용상품으로 최저가 비교대상이 아니었다.
품절상품 제외, 카드할인 제외, 멤버십가격 제외 등 최저가 보상제의 조건을 따져가며 구매하는 것이 피곤하다는 소비자의 심정에 공감이 갔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저가 보상제 시행 이후 하루 평균 200명이 보상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외부 전문업체에 가격조사를 맡겨 경쟁사보다 비싼 품목이 있으면 다음 날 바로 가격을 조정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선 최저가 전쟁이 '승자 없는 출혈경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업계는 이를 통해 얻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저가 보상제 혜택을 시작한 후 4월 셋째주 초 기준 이마트 앱의 신규회원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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