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본격화..누가 돼도 협치 '먹구름'

지난 2월1일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태년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본격화됐다. 김기현 의원과 김태흠 의원이 18일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고, 권성동 의원과 유의동 의원이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새로운 야당 원내지도부가 거대 여당을 상대로 협상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다.

하지만 야당의 의석수 열세가 여전한 데다, 새로 선출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개혁입법' 의지를 밝히며 별다른 대야(對野) 기조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여야 간 협상은 앞으로도 가시밭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암시하듯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김기현·김태흠 두 의원의 출마선언에도 구체적인 대여 전략은 담기지 못했다.

두 사람은 각각 '제갈량의 지략' '투쟁력과 결기'를 열쇠말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어떻게 여당에게서 정치적 실리를 취할지에 관한 실질적인 방안은 없었다.

김기현 의원은 "오만한 힘자랑에 빠진 거대 여당에 맞서 '제갈량의 지략'으로 국민 승리를 견인하겠다"고 했고, 과거 한나라당 대변인과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정책위의장을 지냈던 경험을 언급하며 "협상도 투쟁도 해본 제가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김태흠 의원도 "오만과 독선의 '의회 독재'에 맞선 치열한 투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투쟁력과 결기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개인적으로 여당 의원들은 협상 과정 속에서 원칙이 정확하고, 통큰 협상을 한다고 해서 다 좋아한다"고 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등 원구성 재협상에 대해서는 김기현 의원이 "정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당연한 우리의 권리"라고 했고,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을 인정하고 재협상하자고 하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서 모두 뚜렷한 복안은 제시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후 소감에서 "(법사위원장에) 당내 적임자를 찾아보겠다"며 "이미 지난해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재협상 여지에 선을 그었다.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여당 의원 주도로 입법청문회를 열어서, 전문가들뿐 아니라 이해관계자 등 국민을 국회의사당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며 "여당만으로라도 법안을 수정해서 국민에 이득이 되는 개혁법안들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누가 차기 야당 원내지도부가 돼도 여야 원내대표가 협상 호흡을 맞추거나 협치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현실적 여건도 이 같은 관측을 강화한다. 여당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성과 만들기에 치중할 수밖에 없고, 야당 역시 여당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것이 유리한 선거 전략이기 때문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원내대표 개인의 성향보다 훨씬 중요한 게 정치구조"라며 "여야가 협치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는지, 협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있는 상황인지를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년 뒤에 대선이 있고, 집권당은 국정 성과를 무조건 만들어야 한다. 여당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야당과의 협치 공간이 없다"며 "야당도 여당을 도우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흠집을 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치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kays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