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공매도, SK이노베이션·아모레퍼시픽 노리나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2021. 4.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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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5월 3일부터 재개
동종 업종·시세 비슷한 기업 중
상대적 고평가 종목 주타깃 될듯
LGD 등 CB 많은 기업도 '사정권'
"장기적 영향은 적을 것" 전망
[서울경제]

공매도 재개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타깃이 될만한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단골 공매도’ 종목 중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거나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전환사채(CB)를 많이 발행한 기업들이 공매도 사정권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기업들로 SK이노베이션, 아모레퍼시픽, HMM, SKC, LG디스플레이 등이 거론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된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공매도가 활발하게 이뤄졌던 종목 중에서 중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이 높은 종목이나, 주가 흐름이 유사한 종목 중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오른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계량분석(퀀트)을 통해 공매도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동종 기업보다 P/E(시가총액 대비 당기순이익)와 P/B(시가총액 대비 순자산)이 10% 이상 높고, 지난 3개월 수익률도 높은 종목들을 추렸다. 이 중에서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전 대차잔고가 상위 30%이내 드는 기업들을 골라냈다. 과거 공매도 재개시에도 대차잔고가 높던 업종일수록 공매도 재개 후 단기(2주) 수익률이 낮은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과 아모레퍼시픽, HMM, 한국금융지주, SKC, 펄어비스, 일진머티리얼즈, 한국항공우주, 한솔케미칼 등이 도출됐다.

또 ‘롱숏 전략’을 쓰는 헤지펀드들이 먹잇감을 삼을 만한 종목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헤지펀드들은 주가가 비슷하게 움직이는 두 개의 종목을 찾아내 이중 고평가 종목은 숏(매도)하고 저평가 종목은 롱(매수)하는 ‘페어 트레이딩’을 통해 절대수익을 내는 전략을 추구한다. 김 연구원은 이번 공매도 재개 대상 종목 중 수익률의 상관계수가 0.5 이상인 종목을 찾고, 그 두 종목간 수익률 차이가 큰 쌍들을 추렸다. 이른바 잠재적인 롱숏 전략을 선별한 것이다. 그 결과 ‘숏’ 대상이 될 만한 기업으로 자주 꼽힌 종목은 △아모레퍼시픽(10회) △KG이니시스(9회) △화승엔터프라이즈·NHN한국사이버결제(이상 8회) △동화기업·아모레G(이상 7회) △메리츠증권(6회) △신세계인터내셔날·서진시스템·씨젠·SKC·한섬·빙그레(이상 5회) △SK이노베이션·신한지주(이상 4회) 등이다. ‘롱' 대상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는 오뚜기, 신세계, 삼성SDI, 삼성화재, LS, 하나금융지주, 대상 등이 꼽혔다.

특히, SKC와 아모레퍼시픽, SK이노베이션 등은 두 가지 방식에서 모두 선정되며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종목들로 평가됐다.

전환사채(CB)가 발행된 종목을 주의하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해진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B를 매입하고 주식을 공매도하면 무위험 차익을 누릴 수 있어 CB발행 잔액이 높은 종목은 공매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종목 중 전환사채를 발행한 LG디스플레이와 화승엔터프라이즈, 키움증권, 롯데관광개발에 각각 5,631억원, 1,173억원, 633억원, 579억원의 공매도를 추정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공매도 재개로 증시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증시 방향성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기로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재개된 2009년 6월 1일은 코스피가 오히려 전날인 5월29일(1,395.89)보다 소폭 오른 1,415.09에 장을 마쳤다. 또 유럽재정위기로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풀린 2011년 11월 10일은 코스피가 전날(1,907.53)보다 -4.9%하락한 1,813.25에 장을 마치며 단기충격이 있었다. 그러나 재개 후 한 달을 놓고 보면 2009년과 2011년 모두 영향이 크지 않았다. 황세운 상명대학교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공매도 재개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 성과에는 영향을 미치 못할 것”이라며 “이번에 공매도가 재개되는 종목들은 실적이 탄탄한 곳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또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재개한 나라들의 지수 수익률과 공매도를 꾸준히 허용한 나라의 장단기 성과에도 차이가 없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등 공매도 금지 국가의 금지 기간 수익률(21.3%)과 해제 직후 1일 수익률(-1.9%), 해제 직후 5일 수익률(0.6%)은 공매도를 허용했던 미국, 영국, 독일, 일본의 같은 기간 수익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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