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올랐는데 증시는 오름세 지속 ..'골디락스' 찾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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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시장에서 우려하던 예상치를 넘어섰는데도 미 장기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세계 증시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미국의 물가 지표는 예상을 웃돌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시장을 놀라게 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지난 13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0.6% 올라 9년 내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1.6%로 지난해 3월(2.4%)에 한참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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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시장에서 우려하던 예상치를 넘어섰는데도 미 장기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세계 증시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중앙은행에 맞서지 말라’는 오랜 격언이 이번에도 시장에 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의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하룻만에 사상 최고치를 고쳐썼다. 3월 소매판매가 10% 가까이 급증하는 등 경제지표 호조 소식에도 미 국채금리(10년물)는 1.58%에 그쳤다. 지난달 1.74% 수준과 견주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외국계 자금이 집중 매수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날 코스피도 3198.62로 상승 마감해 1월25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3208.99)를 사정거리 안에 들여놨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채금리가 바닥권으로 추락한 일본과 유럽의 투자자들이 지난달부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미 국채에 신규 자금을 쏟아부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2월 기준 1조1천억달러로 1년 7개월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물가 지표는 예상을 웃돌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시장을 놀라게 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지난 13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0.6% 올라 9년 내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휘발유 값 급등이 큰 영향을 줬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0.3%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소비자물가는 2.6% 급등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의 기저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상승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1.6%로 지난해 3월(2.4%)에 한참 못 미쳤다.
금융시장의 이런 흐름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끊임없는 설득이 마침내 효과를 발휘한 상황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위원들은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물가 오름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기에 통화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에 물가 상승 탓에 연준이 조기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겠냐던 시장의 의심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나아가 일각에선 경기는 좋아지는데 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아 연준이 부양책을 계속 펼 수 있는 이른바 ‘골디락스’ 환경이 조성됐다는 해석마저 내놓는다. 골디락스는 경기가 침체될만큼 너무 차갑지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할만큼 너무 뜨겁지도 않은 경제상황을 가리킨다. 연준이 서둘러 긴축으로 돌아설만큼 경제가 달궈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시장과 연준의 줄다리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미 국채 장기금리가 그동안 가파르게 올라 잠시 쉬어가고 있을 뿐 다시 상승해 지난 1분기처럼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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