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안정에 방점찍은 文대통령 개각, 하반기 국정운영에 힘 붙을까..전문가들은 "글쎄"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김부겸 신임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는 등 임기 말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단행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통합·안정'의 인사를 앞세워 하반기 국정운영 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개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합의 정치'를 내건 문 대통령의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친문 구애 일색으로 흐르고 있는 여권 등을 근거로 "실제 안정감 있는 하반기 국정운영으로 흐를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8일 디지털 타임스와 통화에서 개각 후 문재인 정부의 하반기 국정운영 전망과 관련해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만 바뀌는 것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정권 말이어서 (안 그래도 정부에서 중책을 맡으려고) 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뭘 하려고 해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사람만 바뀐다면 어렵다"며 "인사에 친문 색이 강한 사람이 안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나오는데, 사람을 못 구한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윤주진 담론과 대안의 공간 대표는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재보궐 선거의 참패를 복기하는 과정에서 '분열의 정치나 편 가르기 정치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을 가지고 지역·세력 간 통합을 생각하며 김부겸·이철희 카드를 뽑아들었다면 의미 있는 메시지로 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이상의 특징을 찾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드물게 대구·경북(TK)에서 정치 활동을 해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성이 있는 인물인 김 신임 총리 후보자를 지명했다. 친문 핵심으로 보기 어렵고 통합을 추구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하반기 국정운영에서 통합을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같은 날 나머지 장관들을 주로 관료 위주로 발탁하고, 청와대 정무수석에는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을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민주당은 허영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국정쇄신의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융합로 같은 내각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내각의 변화에도 정책에서는 기존 정책의 마무리와 성과를 강조하며 국정운영 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당 또한 친문 일색으로 흘러 친문으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새 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고, 전당대회에서도 각 후보들이 친문 지지층에 기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표는 "아직 민주당의 대표가 누가 될지는 불분명하지만 대통령의 메시지와 일치하는 인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또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대선 채제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문 대통령의 개각 카드가 딱히 민주당이 가야 할 대선 전략과 맞아 떨어지는 조합으로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차기 대선 주자까지 고려한 인사여야 안정적인 하반기 국정운영을 도모할 수 있는데, 친문도 비문도 아닌 두 사람의 위치상 시너지를 내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윤 대표는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사람이 차기 대선 주자라면 이번 문 대통령 개각과 민주당의 흐름이 잘 어우러지겠지만, 민주당 내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로 친문이 돋보이지 않다. 대신 비문인 이재명 후보가 사실상 독주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협치의 대상'인 야당도 문재인 정부의 개각과 관련해서는 "정책 기조 변화가 보이지 않는 개각은 의미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어, 이른 시일 내 여야 관계의 개선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다. 바뀌지 않으니, 국민은 기대를 접고, 지지율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며 "청와대 참모진들이 공언한대로 (대통령에게)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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