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영사 체포 후 추방했다

장은교 기자 2021. 4. 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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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영사를 체포한 뒤 추방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다고 밝히는 등 양국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경비원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을 지키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AP통신과 AFP통신 등은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알렉산드르 소소뉴크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재 우크라이나 영사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보안국은 “소소뉴크 영사가 한 러시아인으로부터 러시아 사법당국과 보안당국에 대한 정보를 건네받는 등 간첩활동을 했다”며 “영사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소뉴크 영사는 22일까지 러시아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

AFP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들을 간첩 혐의로 구금한 적은 있었지만 외교관을 체포하고 추방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러시아의 영사 추방조치에 맞서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 러시아 고위 외교관에게 퇴거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뒤 양국은 계속 대립했다. 미국과 유럽 등은 당시 러시아가 크림반도의 친러시아 세력을 부추겨 법적인 근거가 없는 주민투표를 지원하고, 무장세력까지 보내 사실상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강제합병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 역시 친러시아계 세력이 주축이 돼 7년째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계속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반군에게 무기와 자금을 지원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3월 러시아가 5만명 규모의 무장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으로 이동시키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돈바스에는 이미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만 3만5000명이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움직임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에 군함을 파견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가 러시아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대립은 러시아대 서방 국가의 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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