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저격수' 나발니, 당장 치료받지 않으면 며칠 내 사망할 수도

장은교 기자 2021. 4. 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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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수일 내에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푸틴의 정적이자 저격수로 불리는 나발니는 지난 1월부터 수감중인데, 적합한 치료를 요구하며 3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의사들은 독살 공격을 당한 적 있는 나발니의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고 경고했다.

지난 2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에 출석한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모습. 모스크바|AP연합뉴스

야권성향의 의사노동조합 대표인 알렉산드라 자카로바는 17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나발니의 상태가 매우 위험하다”고 공개했다. 나발니는 최근 감옥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비롯한 건강검진을 받았다. 나발니의 변호사를 통해 의사들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그의 혈중 칼륨농도는 리터당 7.1mmol(밀리몰)인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칼륨 수치가 리터당 6.0mmol을 넘을 경우 당장 중환자실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 의사들의 주장이다.

자카로바는 “나발니는 신장기능이 저하돼 심부전과 심정지가 올 수 있는 위험한 상태”라고 밝혔다. 자카로바는 “우리들(의사들)은 즉각 나발니를 만나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있지만 당국에선 아직도 응답이 없다”며 “이제 남은 문제는 정부가 나발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협력할 뜻이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를 통해 푸틴의 비리를 폭로하고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조직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모스크바행 비행기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나발니는 독일 베를린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독일 정부는 조사결과 나발니의 몸에서 구소련에서 사용된 독성물질인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는 부인했지만, 미국과 유럽은 사건에 관련된 러시아 인사들에 대해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한 나발니는 지난 1월 스스로 러시아로 귀환했고, 공항에서 체포됐다. 나발니는 2014년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 상태였다. 그러나 러시아 법원은 고국으로 돌아온 나발니에게 집행유예 취소 결정을 내렸다. 나발니는 형사재판에 대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독극물 사고 이후 다리가 마비되는 등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나발니의 공보비서관을 인용해 “러시아 검찰이 나발니 재단을 겨누고 있는 사이, 나발니는 감옥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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