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백신 강국 미국·영국에 뒤처진 방역 강국 한국·일본·호주"

김소연 2021. 4. 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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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상대적으로 선방한 한국 등 태평양 연안국들이 백신 접종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 나왔다.

NYT는 1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호주 세 나라를 콕 집어 "이들 국가는 인구의 극히 일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며 "백신 접종 지연으로 이들 국가의 상대적인 방역 성공이 퇴색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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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방역 성공했지만 백신 접종률 저조"
"미국의 대재앙 피했지만 이제 배역 뒤바뀌어"
15일 경남 밀양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인 문화체육회관에서 만 75세 이상 시민과 노인시설 관계자들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밀양=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상대적으로 선방한 한국 등 태평양 연안국들이 백신 접종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 나왔다. 신문은 "한국 등의 거주민들은 백신 부족으로 초기 방역 성공이 서서히 무너져 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1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호주 세 나라를 콕 집어 "이들 국가는 인구의 극히 일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며 "백신 접종 지연으로 이들 국가의 상대적인 방역 성공이 퇴색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은 폭넓은 진단검사로, 호주·뉴질랜드는 철저한 봉쇄로, 일본은 마스크 착용과 격리 지시를 잘 따르는 것으로 미국과 같은 대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배역은 뒤바뀌었다".

미국은 인구의 4분의 1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영국의 1차 백신 접종 비율은 약 50%다. 반면 한국과 호주는 접종률이 전체 인구 대비 3% 미만이고, 일본과 뉴질랜드는 1% 미만이다. 수개월 전 발표된 백신 접종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속도다. 더욱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백신 물류의 병목현상이 가중되면서 이들 국가의 경기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YT는 "이 느림보 국가들(laggards)은 상대적으로 낮은 감염률과 사망률 덕분에 확보한 시간의 호사(luxury)를 이용하면서 다른 국가에서 개발·제조한 백신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들 국가 전문가들의 평가도 함께 전했다.

모리우치 히로유키 일본 나가사키대 교수는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지만 사업이나 계약에 관해서는 전문가들이 아니다"며 "일본이 확고한 위기의식이 있었다면 보건부 공무원에게만 의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백신에 대한 절박감 크지 않아"

미국 정부의 백신 정책을 이끄는 데이비드 케슬러 보건복지부 코로나19 대응 수석과학담당자가 15일 워싱턴 연방 의사당에서 하원 소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보강하기 위해 1회 더 접종하는 '부스터샷'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CNN 방송도 전날 '뉴질랜드와 호주는 코로나19 성공 스토리였다. 왜 백신 접종에는 뒤처지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과 뉴질랜드, 호주 등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정작 백신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 접종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은 미국과 영국이 방역 면에서는 최악의 나라였지만 절박한 상황에서 선택한 '과감한 도박'으로 백신의 빠른 공급을 이뤄냈다고 전했다.

반면 이들 국가처럼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던 아·태 지역 국가는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백신이 짧은 기간에 개발돼 예방 효과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의 접종을 관찰할 시간을 벌면서 백신 접종을 서두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CNN은 "백신 접종 확대로 세계 각국의 무역과 관광이 폭넓게 개방되는 동안에도 아·태 지역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닫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각국의 경기 회복은 물론 세계적인 보건 위기 극복 차원에서 이들 국가도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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