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의 호소 "나보고 '문빠'라 해..정치인 팬덤, 정상이라 볼 수 없다"

권준영 2021. 4. 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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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을 향해 '문빠'라고 지칭한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정치인을 향한 팬덤 현상은 정상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황교익씨는 연예인들의 팬덤 현상인 이른바 '빠' 문화와 정치인들을 향한 팬덤 현상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둘 사이의 차이점으로 "(정치인에 대한 팬덤은) 자신의 권리를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위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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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 대한 '지지'는 '요구'..보상 없는 팬덤은 '정치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황교익 페이스북>

[디지털타임스 권준영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을 향해 '문빠'라고 지칭한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정치인을 향한 팬덤 현상은 정상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황교익씨는 연예인들의 팬덤 현상인 이른바 '빠' 문화와 정치인들을 향한 팬덤 현상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둘 사이의 차이점으로 "(정치인에 대한 팬덤은) 자신의 권리를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위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교익씨는 전날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노빠, 문빠, 안빠, 박빠.. (반빠도 있나?) 특정 정치인을 격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부른다. 내가 문재인을 지지한다니 당장에 '황교익은 문빠이다'고 말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빠'는 팬덤의 다른 이름이다. 특정의 인물을 추종하는 사람을 두고 팬덤이라 한다"라며 "우리말로 하면, 광신자 정도 될 것이다.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팬덤이 대표적"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인간은 누구든 특정의 인물을 마음에 담고 추종할 수 있다. 연예인이든 배우든 운동선수든 문학가든 모두 팬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대상을 괴롭히거나 하는 문제를 일으키지만 않으면 누구의 팬덤이 되든 이는 자유"라고 언급했다.

이어 "보상을 바라지 않고 누군가를 열렬히 추종하는 일이 정신적으로 큰 쾌감을 줄 수 있으니 취미 생활로도 나쁘지 않다"라며 "그런데,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팬덤은, 정상적인 일이라 볼 수 없다. '연예인, 배우, 운동선수, 문학가 등등과 일반인의 관계'는 '정치인과 일반인의 관계'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연예인, 배우, 운동선수, 문학가 등등의 팬덤이 되었다 하여도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의 권리를 위임하지 않는다"라며 "그들이 내 마음에 들고 안 들고 하는 일은 있어도 그들이 내 삶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법안을 만들고 또 이를 강제적으로 집행하는 일은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것은 결국 내 권리를 그에게 위임하는 일이며, 또 곧 그 권력으로 정치인은 나를 통치하게 된다"라며 "그러니,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것은 연예인 등등을 좋아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황씨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는 요구이다. 이런저런 정치를 해달라는 요구를 지지라는 이름으로 정치인에게 전달할 뿐"이라며 "보상 없이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팬덤은 정치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노빠니 문빠니 안빠니 하는 단어들이 한국 정치판에 떠도는 것은, 그놈의 '-빠'들을 만들어 정치인에 대한 주권자의 당연한 요구를 망각하게 하려는 정치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심하게 말하면, '정치적 개돼지'로 만들겠다는 심사"라며 "정치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아니다. 어떤 정치인을 지지할 것인가 결정하기 전에 나의 요구가 무엇인지부터 구체적으로 살피고 확인하여야 한다. 그 다음에, 내 요구를 경청하고 잘 실행해줄 정치인을 찾아내어 그에게 '지지'라는 이름의 '요구'를 하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황씨는 "나는 문재인에게 요구할 일이 생겼다"라며 "2017년 1월 문재인 지지 시민 모임인 더불어포럼에 공동대표로 참여하며 썼던 글이다. 비슷한 내용의 연설을 더불어포럼 창립식 때에도 했다. 내 정치적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글을 끝맺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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