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자 300만명 넘었다..커지는 '백신 디바이드'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가 17일(현지시간) 기준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통계를 인용,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 수가 300만4372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 약 1년 1개월 만이다. 사망자 수가 200만명을 기록한 지난 1월 15일 후 불과 세달 여 만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사망자 수가 2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늘어난 기간이 불과 세달 밖에 안 된다면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늘어난 동시에 이처럼 사망자수 증가세가 빨라지는 추이를 우려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56만6000여명으로 가장 많고 브라질(36만8000명), 멕시코(21만1000명), 인도(17만5000명), 영국(12만7000명), 이탈리아(11만6000명)이며 러시아와 프랑스도 10만명이 넘었다.
블룸버그는 사망자의 약 절반이 5개 국가(미국, 브라질, 멕시코, 영국, 러시아)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은 약 18%로 개별 국가 중에선 가장 많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 같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유한 국가에서 백신 보급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수 증가 추세가 서서히 둔화되는 반면 브라질 등 신흥국 사망자 수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도 국가별로 '백신 디바이드'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미국과 아·태지역 간 백신 접종률 차이는 두 지역의 초기 방역 성과 차이가 낳은 직접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영국과 미국은 피해 상황이 워낙 심각해 백신에 모든 것을 걸었기 때문에 그만큼 확보와 접종이 빨랐다는 의미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해 봉쇄조치가 효과를 내기 어려웠던 영국과 미국은 코로나 피해가 컸던 만큼, 백신 선구매와 체계적인 대규모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올인'할 수밖에 없었다.
CNN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서구권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방역 상황이 뒤바뀌었다.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 사태 초기 대응이 미흡해 '방역 실패국' 오명을 얻었지만, 백신에 도박을 걸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호주, 대만, 뉴질랜드 등 아태 지역 국가들은 코로나 확산 방지에 성공적으로 대처해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백신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 접종이 늦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아태 지역의 백신 접종률은 5%가 되지 않는다.
아데노 방식 백신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화이자, 모더나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대부분을 생산하는 미국이 자국에 우선 공급하면서 백신 불평등은 더 심화됐다. 최근 각국 전직 정상들과 노벨상 수상자 등 175명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백신 특허를 풀어달라"는 공동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와 백신 6억 회분에 대해 계약을 맺었다. 영국은 지난해 5월에 임상시험도 마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1억 회분 공급계약을 맺었고, 7월에는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을 포함해 9000만 회분에 대한 추가 계약을 맺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은 17일 오전 6시(현지시간) 기준 18세 이상 성인 중 1억2832만 명이 적어도 1회 접종을 끝냈다. 전체 18세 이상 중 49.7%에 해당하는 수치다. CDC는 미국이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시기를 오는 6월 8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현재 최소 1회 접종률이 47%에 달한다. 영국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면역력을 지닌 국민의 비율이 73.4%에 달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저절로 꺾이면서 면역이 없는 구성원도 보호받는 집단면역에 도달했다.
반면 뉴질랜드, 태국, 대만, 한국, 일본은 모두 접종률이 4%가 채 되지 않는다. 호주 역시 5%보다 낮다.
그동안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아 절박하지 않던 아태지역 국가는 백신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사망자가 26명에 그친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11일 "우리 국민은 안 죽고 있어 방정식이 다르다"면서 이런 행보를 옹호했다.
아태지역 국가들의 '신중론'은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합리적인 태도였을 지라도, 앞으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 결국 코로나19 종식을 어렵게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접종률이 낮은 곳에서 언제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고 확산해 각국의 백신 성과를 수포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의 빌 바우텔 공중보건 교수는 "국민의 90%가 백신을 맞지 않은 나라에선 큰 피해가 일어나기 마련"이라면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타나는데 대다수 주민이 백신을 맞지 않은 '섬'에 있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하드 아주르 IMF 중동·중앙아시아 담당 국장 "뒤처진 국가는 올해 예방 접종을 마치기 어렵고, 내년으로 끌려 갈 수 있다. 회복은 더 느려질 것이란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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