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찐자' 탈출 비만 치료제..'모르고 먹었다가는'
안전사용기준 따라 적정 용량 및 복용기간 지켜야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 텔러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코로나19 장기화로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습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몸무게가 증가한 사람들을 빚댄 표현인데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대폭 늘고 활동은 줄어들면서 최근 1년 사이 체중이 늘어난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대면 아르바이트 채용 앱(APP) ‘알바콜’에 따르면 성인남녀 98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체중변화’를 조사한 결과, 32.7%가 ‘코로나 이후 몸무게가 증가했다’고 답했습니다. 체중 증가량은 평균 5.8㎏이었습니다.
체중이 증가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평생 과제'라는 말도 있죠. 살이 찌는 건 쉽지만 빼는 건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코로나로 줄어든 활동량을 집안에서 채울 수 있는 홈트레이닝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대한 굴뚝같은 마음과는 달리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것이 다이어트 음식과 다이어트 보조제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스스로 식욕을 자제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좀 더 강력한 효과를 보기 위해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야 하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늘었습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1430억 원 규모에 달합니다. 2년 전인 2018년 968억 원과 비교하면 48%나 증가했습니다.
그 중 가장 처방이 많이 이뤄진 비만치료제는 3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입니다. 삭센다는 애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국내‧외에서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았습니다. 삭센다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글루카곤을 감소시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인슐린 분비는 포만감을 들게 하고 글루카곤 감소는 식욕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사용량은 0.6㎎으로 시작해 최대 3.0㎎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할 수 있습니다. 국내 비만치료제 중 유일한 주사제이자, 후발주자임에도 ‘살 빼는 주사’로 유명세를 타면서 경구용 비만치료제들을 모두 제쳤습니다.
다음으로 많이 처방된 비만치료제는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입니다. 지난해 2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큐시미아는 기존에 식욕을 억제시키는 비만치료제 2종의 성분(펜터민+토피라메이트)을 합친 복합제입니다. 이밖에도 많은 비만치료제들이 있지만 위 두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100억 원을 훨씬 밑도는 수준입니다.
비만치료제만 먹으면 체중이 쑥쑥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솟구치시나요? 앞서 언급한 비만치료제는 어디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다이어트 보조제와 달리 의사로부터 반드시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는 건 그만큼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삭센다의 경우 메스꺼움, 설사, 구토, 무력증 등 외에도 일부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밖에 드물지만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니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거쳐 처방 받아야 합니다. 삭센다의 처방지속 기간은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가능합니다.
큐시미아는 ‘펜터민’ 성분이 마약류에 포함되는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토피라메이트’는 항경련제로 사용됩니다. 환각·각성·중독성이 있는 의약품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합니다. 향정신성 의약품은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어 4주에서 최대 12주 이내로 복용이 제한돼 있습니다. 안전사용기간을 넘겨 복용할 경우 더 큰 부작용 위험이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큐시미아 외 디에타민, 푸리민, 휴터민 등 다수 비만치료제들도 펜터민 성분이어서 마찬가지로 장기 복용을 해서는 안 됩니다. 또 큐시미아는 갑자기 복용을 중단할 경우 발작 가능성이 있어 서서히 복용을 줄여야 합니다.
대부분 의료진이 안전사용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처방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안전사용기준을 벗어나 식욕억제제를 지속 처방한 의사 567명을 대상으로 서면 '경고' 조치했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기준’을 기존 BMI 25㎏/㎡ 이상에서 BMI 30㎏/㎡ 이상으로 개정했습니다. 비만치료제 오남용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불필요한 식욕억제제 사용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약도 적정함을 넘어서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비만치료제 복용 시 적정 용량과 복용기간을 지켜야 안전하게 체중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꼭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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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란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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