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새 광고 기술, 프라이버시 보호 강화? 더 침해"
(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브라우저 '크롬'에서 인터넷 광고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할 새 기술로 소개된 '플록'을 둘러싸고 기존 기술인 서드파티 쿠키보다 사생활 침해 소지가 더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쿠키는 브라우저 이용자의 기기 및 웹사이트 방문 내역 등을 담은 정보다. 이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에서 만드는 퍼스트 쿠키, 광고 업체 등 외부 회사가 만드는 서드파티 쿠키로 나뉜다.
서드파티 쿠키는 브라우저 이용자에게서 충분한 정보 수집 동의를 받지 않고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브라우저 업계에서 퇴출 수순을 밟아왔다. 모질라 파이어폭스는 2019년부터, 애플 사파리는 지난해부터 이같이 조치했다. 크롬을 운영하는 구글도 2019년 서드파티 쿠키 제공을 2년 안에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브라우저 시장점유율 1위인 크롬도 서드파티 쿠키 제공 중단을 예고하자 인터넷 광고 업계는 반발했다.
구글은 새 기술 '플록(FloC)'을 발표했다. 서드파티 업체들이 브라우저 이용자를 분석할 수 있게 하면서도 사생활 침해 요소를 없앴다는 것이다.
플록을 둘러싸고 다른 브라우저인 '비발디'와 '브레이브', 검색엔진 '덕덕고' 등 프라이버시 보호를 중시하는 IT 서비스 업체들이 비판에 나섰다.
■구글 "플록, 개인 아닌 집단 단위로 정보 수집"
구글이 소개한 플록의 구동 방식은 개별 이용자 단위가 아닌, 성향이 유사한 집단을 묶고 이 집단에 대한 정보를 서드파티에 제공하는 것이다. 개개인에 대한 정보가 유사 성향 집단 정보에 포함되면서 희석되는 셈이다.
지난 달 구글은 플록을 테스트한 결과, 쿠키보다 맞춤형 광고를 지원하는 효과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키 기반 맞춤형 광고에 비해 달러 당 95% 이상의 전환율을 기록했다는 것.
구글은 지난달 말 개발자용 플록 체험 버전을 출시하고, 2분기부터 광고주용 프로그램 '구글 애드'에서 플록을 시범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미국과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멕시코, 뉴질랜드, 필리핀 등 지역 사용자 일부를 대상으로 플록을 시범 제공한 뒤 다른 지역으로 점차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플록, 이용자 동의 없이 정보 수집"
시범 제공이 시작되자 덕덕고와 브레이브, 비발디 3개사는 최근 플록에 반대하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브레이브는 블록체인 기반 브라우저로 프라이버시 보호에 특화됐다는 점을 내세워 왔다. 인터넷 광고 제공 시 이용자로부터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받고, 동의한 이용자에게 광고 표출에 따른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등의 특징을 지녔다.
비발디도 브라우저로서 업계 프라이버시 기능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광고 차단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기본 검색 엔진으로 덕덕고를 탑재하고 있다. 덕덕고는 사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검색엔진 서비스다.
덕덕고는 플록이 크롬 이용자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 없이 바로 유사 성향 집단에 배치한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웹사이트는 접근한 이용자가 플록을 통해 어떤 성향을 지닌 집단에 배치됐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맞춤형 광고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
플록이 이용자 개인이 아닌, 유사 집단을 대상으로 정보 수집을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더 강화된다는 구글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웹사이트로 자동 전송되는 이용자 IP 주소와, 플록이 제공하는 정보를 결합하면 이용자 추적이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덕덕고는 플록 등 이용자 추적을 차단하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레이브는 데스크톱, 안드로이드 브라우저 개발자용인 나이틀리 버전에서 플록을 제거했다. 브레이브는 구글이 사용자 프라이버시 중심의 웹을 설계, 구축하는 대신 인터넷 광고 생태계 구조를 유지하는 것을 우선했다는 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발디는 플록이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해친다며 플록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사 블로그에서 비발디는 서드파티 쿠키와 로컬스토리지 없이도 이용자 프로필 구축 및 추적을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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