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정화조 등 밀폐시설 질식 땐 일반 사고보다 사망률 50배 높아

고희진 기자 2021. 4. 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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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195건 일어나
절반이 넘는 168명 숨져
3~5월 봄철에 많이 발생

[경향신문]

지난 10년간 맨홀, 하수처리장 등 밀폐시설에서 195건의 질식사고가 발생해 170명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봄철에 많이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2011~2020년 발생한 질식재해를 분석한 결과 총 195건의 사고가 발생해 316명의 재해자가 발생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해자의 절반이 넘는 168명(53.2%)이 사망했는데, 일반적인 사고성 재해 발생 시의 재해자 중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중(1.1%)에 비해 5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시기별 사고 건수는 3~5월 61건(31.3%), 6~8월 49건( 25.1%), 12~2월 47건(24.1%), 9~11월 38건(19.5%) 순이었다.

노동부는 “봄·여름철 오·폐수 처리와 정화조, 하수도·맨홀, 축사 분뇨 처리 시설 등에서 질식재해가 많이 발생했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미생물이 활발히 번식해 산소결핍 상황을 만들거나 고농도 황화수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2018년 4월 축산농가 소먹이용 특수사료의 저장탱크 청소를 하던 한 노동자가 미끄러져 내부로 빨려 들어가자 이를 구하러 동료가 저장탱크 안으로 들어갔지만 두 명 모두 산소결핍으로 사망했다.

김규석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밀폐공간에서는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다”며 “사업장 밀폐공간이 어디인지 사전에 확인하고, 작업 중에도 반드시 환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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