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성능 좋아진 나트륨 배터리로 전기차 시대 앞당긴다

KIST 연구진 저가 오일 활용, 나트륨 이온전지용 대용량 음극소재 개발

김상옥 KIST 박사

임효준 KIST 학생연구원

KIST 연구진이 개발한 나트륨 이온전지용 대용량 음극소재의 특성 KIST 제공

전기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연구계와 기업들이 차량 원가의 약 30%에 달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한 기술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경제성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터리용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에너지저장연구단 김상옥 박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저렴한 나트륨이온 배터리용 고성능, 저비용 음극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개발한 소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 상용화돼 있는 흑연 음극소재보다 1.5배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고 충·방전을 200회 반복해도 성능 감소가 없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보다 500배 이상 풍부한 지각 보존량을 가지는 나트륨을 기반으로 만들고,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40% 저렴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나트륨 이온은 리튬 이온보다 무겁고 커서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쓰이는 흑연과 실리콘 소재에 이온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KIST 연구진은 대용량 음극소재 후보로 주목받는 금속 황화물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 소재를 활용했다. 이황화몰리브덴은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지만, 전기 저항이 크고 전지 동작 시 소재의 구조적 불안정성이 있어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는데 김상옥 박사팀은 저가·친환경 재료인 실리콘 오일을 이용한 세라믹 나노코팅층을 만들어 이를 극복했다. 이황화몰리브덴 전구체와 실리콘 오일을 섞어 열처리하는 단순한 공정을 통해 저항이 작으면서도 안정적인 이황화몰리브덴 이종복합소재를 제작했다.

이 소재는 전기화학 특성평가 결과, 코팅층이 없는 이황화몰리브덴 소재보다 2배 이상 많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저장(600mAh/g 이상)하고, 5분 이내의 빠른 충·방전을 200회 반복해도 용량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러한 우수한 성능은 이황화몰리브덴 소재 표면의 높은 전도성과 강성을 가지는 세라믹 나노-코팅층이 소재의 저항을 낮추고 구조를 안정화해 주면서, 코팅층 표면에서 추가적인 전기를 저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상옥 KIST 박사는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재료를 활용하는 이 기술을 통해 전극소재 생산 공정비용을 낮추면 대용량 전력저장장치용 나트륨 이온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 저널인 'ACS나노' 최신 호에 게재됐다.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